기형도 가을무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을 무덤 - 祭亡妹歌(제망매가) - 기형도 가을 무덤 - 祭亡妹歌(제망매가) - 기형도 누이야네 파리한 얼굴에 철철 술을 부어주랴 시리도록 허연이 零下(영하)의 가을에망초꽃 이불 곱게 덮고웬 잠이 그리도 길더냐. 풀씨마저 피해 날으는푸석이는 이 자리에빛 바랜 단발머리로 누워 있느냐. 헝클어진 가슴 몇 조각을 꺼내어껄끄러운 네 뼈다귀와 악수를 하면딱딱 부딪는 이빨 새로어머님이 물려주신 푸른 피가 배어나온다. 물구덩이 요란한 빗줄기 속구정물 개울을 뛰어 건널 때왜라서 그리도 숟가락 움켜쥐고눈물보다 찝찔한 설움을 빨았더냐. 아침은 항상 우리 뒷켠에서 솟아났고맨발로도 아프지 않던 산길에는버려진 개암, 도토리, 반쯤 씹힌 칡.질척이는 뜨물 속의 밥덩이처럼부딪히며 河口(하구)로 떠내려갔음에랴. 우리는神經(신경)을 앓는 中風病者(중풍병자)로 태어나全身(전신)..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