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저나 롤즈는 굉장한 이상주의자였던듯 싶다.
롤즈의 <정의론> 하면 책의 텍스트보다, 수업 종강파티 때의 기억이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데
내 인생을 살며 가장 대학생다운 시간을 보냈었던 것 같다.
우리 학부 출신이신 교수님께서 삼겹살이랑 *-_-* 맛난 것들 잔뜩! 사주셨는데
다들 술 한잔 씩 걸치고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게 지금도 기억이 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경험들, 사회에 대한 불만들
현실에 좌절한 경험, 이에 대한 비관과 낙관들
마구잡이로 엉켜서 쏟아내는 말들 속에서 어딘가 속이 뻥 뚫리는 것을 느꼈다.
입학하기 전에 내가 그렸던 대학생활의 모습은 아마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어딘가 재미있기도 하고, 그래도 졸업 전에 이런 걸 느껴봐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한참 어린 우리들의 치기어린 말에도 귀기울여 주시는 교수님과
나의 의견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는 친구들
(그리고 간간히 끼어들었던 롤즈사마의 정의론)
그리고 내가 눈과 귀로 겪지 못했던 많은 삶의 순간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특히 굉장히 긍정적인 한 친구가 있었는데
좀 친해지고 싶었는데, 언젠간 함 연락을 해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나랑은 물론 반대되는 생각을 (주로) 갖고 있긴 했지만
사고가 건강하고 참 멋진 아이인 것 같다.
우리의 이런 지지부진한 토론들이 결국 의미없지 않은 이유는
롤즈가 추구하는 정의 또한 그 내용이 어찌되었든
'정의'에 대한 이러한 비판과 성찰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제 왜케 오글오글하게 적어놨지;;; 다 삭제
(뭐 누군가는 '정의'라는 게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라 주장하기도 했었지만 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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