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람이 걸어오는 장면이랑
요 포스터로 유명한 작품.
1992년 작
쿠엔틴 타란티노 작품.
보기 전에
"아 이딴 거 딱 질색이야"
했는데 은근히 재밌었다.
본지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이 넷은 보스가 선정한 애들로 결성된 보석털이범 집단이다.
각자 출신지와 이름을 밝히지 않기 위해
가명을 사용해서 부르고, 그 이름이
아래 나와 있는 색깔이다.
핑크, 화이트, 오렌지, 블론드.
그 중 미스터 오렌지는 사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경찰인데,
이 사실은 영화의 중반부분부터 관객에게 알려진다.
좀 놀랐다.
흠? 이런 반전을 얘기해줘도 되는 고햐?
근데 더 놀랐다.
그래도 재밌더라 ㄷㄷ
경찰인 미스터 오렌지는 시민의 차를 훔쳐 도망치려다 진짜 어이없게 여성의 총에 맞아
피를 흘리게 되는데,
이 때문에 미스터 화이트는 오렌지군을 완전히 믿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오렌지군을 경찰이라고 의심해도
"너는 피흘리는 스파이 봤냐고"
그리고 이게 바로 영화가 극으로 치닫는 하나의 장치.
앞에서도 말했듯 이들은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출신지와 이름을 철저하게 숨긴다.
하지만 화이트는 미스터 오렌지에게 자신의 이름과 출신지를 말해버린 것.
이것 때문인지 자신과 함께 있다가 총에 맞아서인지
미스터 화이트는 총에 맞은 오렌지군을 엄청 각별히 챙기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아, 화이트군. 그동안 이런 일을 하면서 외로웠구나- 싶었다.
어디에도 자신의 진짜 이름과 삶을 털어놓을 수 없는 현실.
미스터 화이트는 미스터 오렌지에게 그걸 털어놓으면서
뭔가 진실된 관계를 맺어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이 영화를 보면서 눈에 띄었던 부분이 있다.
이 영화에는......
장소가 몇 개 안 나온다.
진짜 창고랑, 훔치는 장소나, 보스의 집 뿐.
그리고 이 여섯? 일곱? 남자들은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서로 물어뜯으며
결국 죽게된다.
심심한가?
이 영화가 괜찮구나 - 느꼈던 부분이 여기였다.
폼이란 폼은 다 잡고
총질하고, 칼질하고, 서로 헐뜯으면서 자신감을 내보이고 하지만
사실 멀리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뭔가 남자들의 세계를 객관적으로 조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일도 아닌 것에 자존심 세우고
폼도 잡고
그렇게 폼잡고 멋진 척 하지만 사실은 관계에 목말라 있기도 한
의리있는
그런 세계.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다.
영화 속 남자들의 세계도 마찬가지인 걸까?
아마 감독은 멀리서 이 상황을 바라본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싫어하는 류인줄 알았지만 재밌었고
그의 장고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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