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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문학

[장석남] 새벽달과 신발장



새벽달과 신발장



                                 장석남



신발장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나는

조그만 여울물 위에 뜬 꽃잎 같은

그런 울음도 떠올려보는 것이다

이런 출출한 깊은 밤에는


등나무 보라꽃비

저벅저벅 밟았던 어느날 오후의

조그만 신발도

거기 두고 온 크고 작은 몇 개 발자국도

옹크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 젖니처럼 뜬 새벽달

아래



-2001, <왼쪽 가슴 아래께로 온 통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