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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문학

[김수영] 달밤

 

언제부터인지 잠을 빨리 자는 습관이 생겼다

밤거리를 방황할 필요가 없고

착잡한 머리에 책을 집어들 필요가 없고

마지막으로 몽상을 거듭하기도 피곤해진 밤에는

시골에 사는 나는 -

달밝은 밤을

언제부터인지 잠을 빨리 자는 습관이 생겼다

 

이제 꿈을 다시 꿀 필요가 없게 되었나보다

나는 커단 서른아홉살의 중턱에 서서

서슴지않고 꿈을 버린다

 

피로를 알게 되는 것은 과연 슬픈 일이다

밤이여 밤이여 피로한 밤이여

 

<1959.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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