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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영화

[임권택] 취화선


취화선 (2002)

Strokes of Fire 
8.7
감독
임권택
출연
최민식, 안성기, 유호정, 손예진, 김여진
정보
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02-05-10


서양미술은 예전부터 계속 배우고싶고 더 알고싶고, 하는 호기심이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레 생겨왔는데, 동양미술에는 관심 자체가 없다. 몰라서 관심이 안 생기는 건지, 관심이 없어서 모르는 건지. 반성을 하기는 하지만, 나도 모르게 동양 미술은 비교적 단순하달까, 공부할 게 없을 거라는 편견을 지니고 있다. 머리로는 물론 그 단순함이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특성의 차이와 문화의 차이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게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는 단 게 문제.


취화선은 좋은 영화이고 아니고를 떠나 그런 내게 조금 '우와' 하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줄거리적 아우라 + 모두 생생하고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 + 최민식의 미친연기력이 합쳐져 순식간에 후루룩 빨려들어간 데다가, 극중 장승업이 그려내는 그림들과 그림에 대한 작가로서의 고뇌가 서양미술을 공부할 때 느끼게 되는 그 진지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인상깊었다. 나란 놈에게 반성을 하게 했어.


근데 좀 야해.. 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인. 야한 장면들이 없었다면 영화와 캐릭터 각각이 그렇게 생동감을 띠지 못했을 것 같다. 특히 캐릭터들이 줄거리 속에 매몰되어 뭉개지지 않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