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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문학

[진은영]



가난한 이의 목구멍에 황금이 손을 넣어 모든 걸 토하게 하는 것 같다

초록빛 묽은 토사물 속에 구르는 별들

하느님은 가짜 교통사고 환자인 것 같다

천사들이 처방해준 약을 한번도 먹지 않은 것 같다

푸른 캡슐을 쪼개어 알갱이를 다 쏟아버리는 것 같다


-<이 모든 것>


그것을 생각하는 것은 무익했다

그래서 너는 생각했다 무엇에도 무익하다는 말이

과일 속에 박힌 뼈처럼, 혹은 흰 별처럼

빛났기 때문에


-<아름답게 시작되는 시>


낡은 태양이 창유리에 던지는

여섯번

무감한 입맞춤

그리고 문득

일요일이 온다


-<불안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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