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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문학

[진은영] 쓸모없는 이야기


쓸모없는 이야기



                       진은영



종이

질문들

쓸모없는 거룩함

쓸모없는 부끄러움

푸른 앵두

바람이 부는데

그림액자 속의 큰 배 흰 돛

너에 대한 감정

빈집 유리창을 데우는 햇빛

자비로운 기계

아무도 오지 않는 무덤가에

미칠 듯 향기로운 장미덩굴 가시들

아무도 펼치지 않는

양피지 책

여공들의

파업 기사

밤과 낮

서로 다른 두 밤

네가 깊이 잠든 사이의 입맞춤

푸른 앵두

자본론

죽은 향나무숲에 내리는 비

너의 두 귀




-2012, <훔쳐가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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