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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영화

[던칸 존스] 소스코드

 


소스 코드 (2011)

Source Code 
8.7
감독
던칸 존스
출연
제이크 질렌할, 미셸 모나한, 베라 파미가, 제프리 라이트, 마이클 아든
정보
SF, 액션 | 미국, 프랑스 | 93 분 |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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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우주론(多重宇宙論)은, 우주가 여러 가지 일어나는 일들과 조건에 의해 통상적으로 갈래가 나뉘어,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는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평행우주론(平行宇宙論)이라고도 한다. 우리 우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그리고, 평행하게 진행하고 있는 다른 우주를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상, 즉, ‘관측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물리학적으로 이상하다는 견해도 있다. 다중우주론을 이용하면, 시간 여행에 의한 시간 파라독스가 발생하지 않아, 타임 머신 같은 기기를 만들 수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과거로 돌아가 어떠한 영향을 주었다 하더라도 이에 영향받은 우주와 관계가 없는 우주가 평행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 비밀의 공식>이라는 책에서 평행우주론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 자체가 그렇게 흥미있지는 않았지만 영화가 이야기하고 있는 기본 개념과 결말 부분이 참신하기도 하고 인상깊었던 영화. 그렇지만 평행우주론이라는 재미있는 소스를 좀 더 흥미있게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열차 폭탄 테러범 잡기- 식의 화려한 액션과 화염이 가미된 영화로도 재미는 있었지만 약간은 소소한, 일상적인 내용이면서 좀 더 깊게 다루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이 평행우주론은 내가 다른 세계에 또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지만,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욕망인 "내가 세상의 중심되기"를 자극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사람들은 내가 사라져도 이 세상이 온전히, 그것도 아무렇지 않게 흘러갈 것을 두려워하지 않던가. 그런데 이런 생각에 따르면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고, 내 행동에 따라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니 어찌 짜릿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창조하는 나의 세상이라.

 

   일단 근데 이 영화 초반 부분에서 약간 유치했던 것 같다. 그 지난 8분을 소스코드를 이용해 계속해서 반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려는 의도였던 것도 알겠고 으레 그런 부분에서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도 알겠지만 모든 일어날 일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슉슉" 허세부리는 거. 그리고 앞에 앉아있었던 여자는 와아우- 당신 대단하네요  그러는 거 나만 싫었나?  그리고 많은 영화에서 그렇듯이 그 8분을 반복하는 동안, 채 하루도 되지 않았을 터인데 그 여자와 사랑에 빠져 버려서 그 여자를 꼭 살려야겠다고 달려드는 건 뭥미? 그냥 단순한 동정심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건 사랑이었어. 말도 안 돼!!

 

  어찌되었든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결말부분이다. 그 남자가 그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기차 안의 사람들을 살리고, 범인을 잡고, 여자를 살려 내서 여전히 평화로운 세계를 살아가게 되는 그 장면. 다른 세계에는 이미 폭탄 테러가 일어났고, 그 범인을 잡으려 소스코드까지 이용하고 있지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은 다른 차원의 세계는 또 그 나름대로 흘러가고 있는 그 장면. 아인슈타인의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평범한 시계 수리공으로 살았을 것을" 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어느 세계에서는 히로시마 원폭사건 또한 일어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진 않을까?

 

  그리고 그 세계에서 자신을 도와준 여군에게 문자를 보내는 장면도, 우오오 재밌었당. 다른 차원의 사람에게서 받는 미지의 메시지라니. 마지막 부분에서 그가 이미 그 여자와 그렇게 된 세계 또한 이미 존재했다는 것과, 여러 차원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비친 그 거대한 거울을 보면서, 그것이 실제 사실이 될 수 없는 터무니없는 가설일지라 하더라도 그것이 절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아무도 증명하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들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므로. 때때로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지 않아서 더 짜릿한 것들도 있다.

 

  다른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 내가 지금 여기의 나한테 메일을 보내는 일이 일어나면 정말 재미있겠다. 그리고 심지어 주기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사르트르가 인생은 B와 D 사이의 C,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다 라고 하지 않았나. 인간은 항상 끊임없는 선택을 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근데 다른 선택을 한 나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 삶을 살고 있는 나 또한 구경할 수 있다면, 와아우.. 이거시야 말로 진정으로 wow를 내뱉어야 할 일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