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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문학

[알렉스 로비라, 프란세스크 미라예스] 아인슈타인 비밀의 공식


아인슈타인 비밀의 공식

저자
알렉스 로비라, 프란세스크 미라예스 지음
출판사
레드박스 | 2010-07-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우주와 인류를 뒤바꿀 비밀의 공식을 밝히다!스페인 태생의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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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비공개로 비밀의 공식을 남겼다는 가정 아래 쓰여진 이 책에서, 주인공들은 그 비밀의 공식의 비밀을 벗기기 위해 길을 떠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추리 소설의 큰 틀은 왜 이렇게 비슷비슷한 것인가'다. 최근에 읽었던 기욤뮈소의 <스키다마링크>에서도 정말 똑같이 그랬듯 모험을 떠나는 (보통) 4명의 성별은 남3 1, 그리고 남자들 중 한 명은 대학 교수이거나 학자다. 그리고 여자는 당돌하고 커리어우먼에 약간은 쌀쌀맞은 성격. 그리고 매우! 매혹적인 긴 생머리와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이 처음에는 이 여자 주인공을 안 좋게 생각하지만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랑을 느끼는 뭐 이런 얘기. 물론 이런 스토리에 빠져들기가 쉽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너무 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소설의 줄거리는 내가 보기에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재미있게 술술 읽혀 금방 다 읽기는 했는데 반전도 그냥 밍밍하고 뭐 개연성도 부족하달까. 아마 그래서 이 책이 '다빈치 코드''천사와 악마' 같이 인기를 끌지 못했겠지만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많았다. 대개 많은 책들, 매 장 시작에 써 있는 명언들이라든지, 주석으로 달린 여러 가수 이름이라든지 하는 것은. 그리고 E=mc의 제곱이라는 기본적인 상대성 이론조차 알고 있지 못했던 나로서는 뭔가 과학적 지식을 흥미롭게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았다. 물론 비밀의 공식이 담고 있는 의미도 마음에 들었지만 (상투적이기는 했으나.)

가장 흥미로웠던 개념은 '다중 우주', '평행 우주론'에 관한 거였다양자가 나뉘는 것처럼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매 순간, 그 결정에 따라 우주가 쪼개져서 다른 차원으로 존재한다는 이론이라고 하는데, 이 평행우주론은 시간의 패러독스를 해결해 준다. 예를 들어 [[ - 책의 부분 -]] 누군가 과거를 여행한다고 쳤을 때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그 사람은 세상에 존재할 수조차 없다. 그러니 자연스레 자신이 원래 속했던 세계로도 돌아갈 수 없다. 할아버지를 죽여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된 사람인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할아버지를 죽일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기는 패러독스를 평행우주론은 해결한다. 과거를 여행하는 시간 여행자는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죽인다. 그리고 시간의 살인자는 평행우주로 돌아와 현재의 삶을 산다. 평행 우주에서는 할아버지가 존재하지 않지만 자신은 존재하는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과학의 과자도 모르는 내가 우주론이나 가설 따위를 들먹여 두근두근 하는 게 정말 이상해 보이기는 한다. 그치만 굉장히 재미다. 휴 에버릿의 다중우주에 관한 글을 찾아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선가 다른 차원의 세계에 그 선택을 하지 않은 내 자신이 살고 있다는 것 아닌가? 그 곳에서 나는 남녀공학 CC를 하고 있을 수 있고,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내가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만약 지금 바로 일어나 충동적으로 밖으로 뛰어 나간다면 나로 인해 세상의 공기는 조금씩 바뀔 것이다. 지나가는 자전거와 부딪혀 그 사람과 내가 다칠 수도 있고, 그 사람은 그로 인해 약속 시간에 늦어 뭐 여자친구와 헤어질 수도 있고, 아 이건 나비효과인가.. 어쨌든 그럼 내가 하나의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창조해 내는 것이라니 특별했고 한편 뭔가 안심이 됐다. 내가 이 선택을 함으로써 그 다른 선택이 버려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 세계 속에서의 나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여기의 내가 가장 최선의 삶을 살고 있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거지만.

 결국 주인공들은 비밀의 공식인 E=ac의 제곱을 찾아낸다. 여기서 a는 아가페적 사랑의 a이다. 무조건적 사랑. 그래서 그 사랑과 빛의 속도의 제곱의 곱이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을 수 있다는 "아름다운"결말에 이른다. 세상 삼라만상의 뒤에 숨어 있는 우주의 힘,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의 존재가 사랑이라는 것. 그래서 우주의 제 5원소가 사랑이란다. 뭐뭐뭐뭐 아름다운 결말. 아인슈타인이 루스벨트에게 편지를 보내 원자폭탄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재촉했던 이야기는 유명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나는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어렸을 적 만화로 된 위인전에서 읽기는 했었는데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아인슈타인이 만약 정말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일어날 일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 선택을 했었을까. 그리고 어느 세계에서는 아인슈타인이 정말 평범한 시계수리공으로 살고 있지는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인생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건가? 옛날에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역사가 이렇게 될 것으로 쓰여져 있는 건 절대 아니라는.

*사랑은 3차원적 존재라는 사실을 그리스 선인들이 알아차림.
1차원적 사랑 : 에로스 - 욕망의 차원 / 육체를 서로 끌어당기고 이기적 희열을 위해서만 움직임
2차원적 사랑: 필리아 -동질감에 기초한 우정의 차원/ 사랑을 듬뿍 되돌려 받기를 기대하지 않음. 나눔이기에
3차원적 사랑: 더 높은 차원을 지향, 아가페적 사랑, 순수한 사랑. 인내를 감내하고 용서를 구하는 희생의 사랑이자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랑, 정신적인 사랑임. 

*만일 A가 인생의 성공을 의미한다면, 성공의 공식은 바로 A=x+y+z이다. x는 일, y는 재미, z는 바로 과묵한 입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전쟁이 슬픈 이유는 인간의 장점을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에 사용한다는 점이다.
-해리 포스딕

*난 수다쟁이를 통해 침묵을 배웠다. 무관용을 통해 관용을 배웠다. 심술궂음에서 다정함을 배웠다. 정말 이상하게도 난 내 스승들에게 전혀 감사하지 않는다.
-칼린 지브란

** 당신이 갈림길에 서 있다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이 길을 걷는 동안 가슴이 뛸 것인가? 만일 가슴이 뛰는 일이라면, 그 길은 당신에게 맞는 좋은 길입니다. 그 반대라면 가려는 시도조차 할 필요 없습니다.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우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통해 형성되고 인도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