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탈출/홍콩 워킹홀리데이

홍콩 놀기 D+17




나가기 전에 지난 며칠간을 되돌아 본다.


3월 31일부터 혼자 살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혼자 살아봐!

엄마아빠가 들으면 화낼 소리지만, 돌아다니다 밤이 늦어도 괜히 집에서 전화올까 초조해하지 않아도 되고

남들 노는 것처럼 놀고싶을 때까지 놀 수 있다.

시간 봐가며 언제 어떻게 빠져야 하나 눈치 볼 필요도 없다.

타지라 그렇게까지 놀사람이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ㅋㅋ


간섭하는 사람 아무도 없는 진짜 '내 방'이 생기니 기분이 오묘하다.

물론 고시원같은 느낌이다보니 지금만해도 밖에서 사람들 손씻는 소리, 밥 먹고 떠드는 소리

전부 다 들리지만 (게다가 어제는 통화하는데 시끄럽다고 쿠사리 먹음 ㅠㅠ)


그래도 새롭게 경험하는 거다보니 매순간 신기하고 설레고 그렇다.





최근 며칠간은 뭐 별 일은 없었지만 나름 할 일이 매일 있었다.

마카오에 같이 다녀온 언니가 그저께 한국으로 돌아갔고,

돌아가는 날 오전까지 언니와 함께 할리우드 거리와 저쪽 센트럴 쪽을 돌았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는 여기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무슨 하우스 파티를 가자고 제안해서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나의 영어실력.. 어쩔거야

술 홀짝홀짝 마시다가 급기야는 만취하여 그날 밤에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뭐 잘 걸어와서 심지어 씻고 잤음


아침에 눈을 떴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머리를 만져보니 머리가 젖어있었고

핸드폰 액정으로 얼굴을 비춰보니 화장도 지워져 있었다 ㅋㅋㅋㅋ

이를 안 닦고 잤나 싶어 칫솔을 만져보니 물기가 있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쉼

그렇지만 분명 뭔가 함정이 있을거야 싶어서 샤워실에 다시 가봤더니

역시나 때수건 하나를 떨구고 왔다. 





아참 그리고 내 방에서 심포니오브라이트 비스무리한, 그 건물들 중 몇개가 보이는 것 같다.

어제 의자에 앉아있다가 거울에 무슨 건물이 보이길래 창문 저쪽을 봤더니

8시 맞춰서 건물에 꿀렁꿀렁 거리는 글씨들이 보였다.

뭐 그래.


겁나 방음 안되고 7층까지 걸어올라가야되고 빨래너는 곳도 없고 침대고 방이고 겁나 작고 남들 씻는소리 먹는소리까지 다 들어야하고 매트는 겁나 딱딱해서 자다가 3번씩은 깨고 전화 조금 시끄럽다고 소리지르고 보증금 받아내기 힘들다는 거지같은 공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운치는 있네.. 뭐지 이 불안한 느낌은.


일기쓰면서 "그래도 혼자 사는 첫 경험이야!!" 싶어서 카메라를 꺼내들었(꺼내들 필요도 없이 공간이 작아서 그냥 손만 뻗으면 다 있음)다. 그리고 나름 어제의 공기를 찰칵찰칵 찍어봄.


벽면에 가로로 엄청 긴 거울이 붙어있다.

거기에 비친 내 모습을 찍어보려고 했다가

카메라가 내눈이 되었당.

겁나 웃겨! 나 로보트 같다.

뀨잉뀨잉 아련아련 뀨잉뀨잉






일기 끝


아, 오늘은 뭐할까 생각중이다.

교회나 가볼까.. 했는데 11시에 일어나서 못 갔다.

홍콩 대학교나 중문대 쪽 구경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자꾸 사람들이 밖에서 부시럭대서, 언제쯤 나가야 되려나..

겁나 신경쓰여


아맞다 그리고

일단 1달간 예전에 시강했던 거기 중학생 반에서 일하게 되긴 해서 교재는 받아왔는데

그거 계약하는 사람이 자기 아파서 출근을 못했다고 월요일날 계약서를 보내준단다.

수업은 11일부터 시작인데

뭐..... 내일 계약서 받아보고 이상하면 안해도 되겠지

안올 수도 있는 거고


예전에 소개받은 단기 아르바이트에서도 문자 왔길래 이름 알려줬는데

딱히 연락이 없고.

뭐랄까, 뭐 하나 안정적인 게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될대로 되라지



'일상탈출 > 홍콩 워킹홀리데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콩 놀기 D+18 [홍콩대학 구경]  (2) 2015.04.06
오큐파이 센트럴에 대해서.  (2) 2015.04.06
홍콩 놀기 D+15  (0) 2015.04.03
홍콩 워킹홀리데이 D+12  (2) 2015.03.30
홍콩 워킹홀리데이 D+11  (0) 201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