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디스 창고 (465) 썸네일형 리스트형 [진은영] 쓸모없는 이야기 쓸모없는 이야기 진은영 종이펜질문들쓸모없는 거룩함쓸모없는 부끄러움푸른 앵두바람이 부는데그림액자 속의 큰 배 흰 돛너에 대한 감정빈집 유리창을 데우는 햇빛자비로운 기계아무도 오지 않는 무덤가에미칠 듯 향기로운 장미덩굴 가시들아무도 펼치지 않는양피지 책여공들의파업 기사밤과 낮서로 다른 두 밤네가 깊이 잠든 사이의 입맞춤푸른 앵두자본론죽은 향나무숲에 내리는 비너의 두 귀 -2012, [진은영] 가난한 이의 목구멍에 황금이 손을 넣어 모든 걸 토하게 하는 것 같다초록빛 묽은 토사물 속에 구르는 별들하느님은 가짜 교통사고 환자인 것 같다천사들이 처방해준 약을 한번도 먹지 않은 것 같다푸른 캡슐을 쪼개어 알갱이를 다 쏟아버리는 것 같다 - 그것을 생각하는 것은 무익했다그래서 너는 생각했다 무엇에도 무익하다는 말이과일 속에 박힌 뼈처럼, 혹은 흰 별처럼빛났기 때문에 - 낡은 태양이 창유리에 던지는여섯번무감한 입맞춤그리고 문득일요일이 온다 - [진은영] 오필리아 오필리아 진은영 모든 사랑은 익사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흰 종이배처럼붉은 물 위를 흘러가며나는 그것을 배웠다 해변으로 떠내려간 심장들이뜨거운 모래 위에 부드러운 점자로 솟아난다어느 눈먼 자의 젖은 손가락을 위해 텅 빈 강바닥을 서성이던 사람들이내게로 와서 먹을 것을 사간다유리와 밀을 절반씩 빻아 만든 빵 - 2012, [강준만] 대중문화의 겉과 속 대중문화의 겉과 속저자강준만 지음출판사인물과사상사 | 2013-06-28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한국인을 위한 최고의 대중문화 입문서가 최신 버전으로 돌아오다!... 재밌게 읽었다. 2013년이니 아무래도 최신 예시들이 실리고 그런 건 아니지만 개유익개유익.대중문화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과, 이를 과거 유명한 사람들의 연구와 외국의 사례를 인용하며 슉슉 풀어나가는데 '아하'하며 상식이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존 파브로] Chef 아메리칸 셰프 (2015) Chef 8.3감독존 파브로출연존 파브로, 엠제이 안소니, 소피아 베르가라, 스칼렛 요한슨, 더스틴 호프먼정보코미디 | 미국 | 114 분 | 2015-01-07 모팸 글로리아 오랜만이라 방가웠다. 여전히 아름답다. 그리고 나는 스칼렛 요한슨이 좋습니다. 뭔가 좀 뻔하고 유치한 영화긴 한데 보고 나면 배고파.. 배고프다구.. 배고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로다주 뭐합니까? 까메오가 로다주라니 쩔엉 아예 요리하는 장면 훨씬 많이 나오면 더 재밌을 것 같다. 장금이처럼.. 장금이 진짜 재밌었는데.... 오나라...배고파...배고프다고 샌드위치....젠장.. [장석남 시집]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저자장석남 지음출판사창비(창작과비평사) | 2001-02-27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시인의 네번째 시집. 60여 편의 시를 수록했다. 죽은 꽃나무를... 시는 그림같다. 예전에 미술사학 수업을 들을 때, 대체 이런 그림에서 뭘 느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시를 해석하듯이 읽었다. 이 그림이 시라면 어떻게 읽힐까. 마지막 시 해설 부분에서 최하림 시인은 장석남과 비교하여 김환기를 언급했는데, 참 적절한 느낌의 비유다. 달 바다 새 꽃 .. 여러 이미지가 등장하지만 그 사이에 여백이 있다. 바다와 강 사이에는 여러 개의 발자국이 있고 꽃이 떨어져내린 길의 끝에는 땅과 물이 있다. '연하다'는 표현이 맘에 든다. 포근하고 어쩐지 봄과 같다. [장석남] 새벽달과 신발장 새벽달과 신발장 장석남 신발장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나는조그만 여울물 위에 뜬 꽃잎 같은그런 울음도 떠올려보는 것이다이런 출출한 깊은 밤에는 등나무 보라꽃비저벅저벅 밟았던 어느날 오후의조그만 신발도거기 두고 온 크고 작은 몇 개 발자국도옹크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 젖니처럼 뜬 새벽달아래 -2001, [장석남] 水墨 정원 9 ㅡ 번짐 水墨 정원 9 ㅡ 번짐 장석남 번짐,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여름이 되고너는 내게로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번짐,번져야 살지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번짐,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또 한번ㅡ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번짐,번져야 사랑이지산기슭의 오두막 한채 번져서봄 나비 한마리 날아온다 -2001, [장석남] 水墨 정원 1 ㅡ 江 水墨 정원 1 ㅡ 江 장석남 먼길을 가기 위해길을 나섰다강가에 이르렀다강을 건널 수가 없었다버드나무 곁에서 살았다겨울이 되자 물이 얼었다언 물을 건너갔다다 건너자 물이 녹았다되돌아보니 찬란한 햇빛 속에두고 온 것이 있었다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다시 버드나무 곁에서 살았다 아이가 벌써 둘이라고 했다 - 2001, [장석남] 江 1 -흘러감 江 1 -흘러감 장석남 어느 깨달음이 저보다 더 어여쁜 자세가 될 것인고무엇이 저렇듯 오래 젊어서 더더욱 찬란할 것인고강을 건너는 것이 어디 나뭇잎들이나새들뿐이던가 봄이나 안개들뿐이던가저 자세저ㅡ 밑바닥에서 지금 무엇이 가라앉은 채 또한 강을 건너고 있는지때로 강의 투명은 그것을 보여주려는 일이 세상에 나온 가장 오랜 지혜를 보여주려는 일 가장 낮은 자가 가장 깊이 삶을 건너는,가장 가벼운 자가 가장 높이 이승을 건너는, 어느 깨달음이 저보다 더 어여쁜 자세가 될 것인고 -2001,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