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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저자박민규 지음출판사예담 | 2009-07-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그럴 듯한 것은 결코 그런, 것이 될 수 없다 그럴 듯한 인생이... 어제 저녁, 아니 한 새벽2시까지 떠들었으니 어제 밤이라고 하는 게 더 맞겠다. 최근 풋풋한 연애를 시작한 여동생과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다. 동생은 어제 남자친구와, 그 남자친구를 소개해준 친한 여자친구와, 그 여자친구와 같은 무리에 있는 다른 친구 한명과 다같이 만나 카페에 갔다고 말했다. 그리고 누군가의 연인이 자리에 끼면 통과의례처럼 묻는 '뿅뿅이 어디가 제일 좋아?' 질문이 어김없이 나왔고 아직 어색한 두 사람은 우물쭈물 했던 것 같다. 문제는 남자친구가 그 자리에서 "뿅뿅이의 긴머리가 좋다"고 말했다는 거다. 다른 건 없냐는 질문에는 "..
기내안전방송은 이렇게! 이게 뭐라고 끝까지 완전 집중해서 봤네 ㅋㅋㅋ 고퀄이야 심지어 노래도 좋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독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총 균 쇠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 1998-08-08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1만 3천년 동안에 걸친 인류역사의 기원과 인류문명의수수께끼를 ... 대략 서울대 아해들이 이해가 안 간다. 그저 결론만을 달달 외우기에 익숙해져있는 나로서는 "유럽이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백인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유럽인과 아프리카인의 차이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리적, 생물지리학적 우연ㅡ특히 두 대륙의 면적, 축의 방향, 야생 동식물 등ㅡ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아프리카와 유럽의 역사적 궤적이 달라진 것은 궁극적으로 부동산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는 한 단락이면 모두 이해될 것을 장장 630 페이지에 걸쳐 그 흐름을 좇는 것이 버거웠다. 약 630..
[윤태영 구소청 엮음] 조선왕조 오백년 야사 조선왕조 오백년 야사 저자 윤태영.구소청 지음 출판사 청솔출판사 | 1988-04-01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 예상과는 다르게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넘쳐 흐른다. 성종, 이순신 빠순이가 될 것 같다. -여말의 삼은, 묘답(고양이에게 제사지낸 세조), 야사에 실린 세조의 딸과 김종서의 둘째 손자의 결혼, 과거는 명수에 달린 것, 이순신, 도요토미 히데요시 명의 약먹고 죽었다는, 불우한 운명의 주인공들-이위경, 무서운 투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57102&cid=740&categoryId=2275
[기형도] 오래된 서적 오래된 서적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서표(書標)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
[기형도]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햇빛은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쉽사리 키가 변하는 그림자들은 한 장 열풍(熱風)에 말려 둥글게 휘어지는구나 아무 때나 손을 흔드는 미루나무 얕은 그늘 속을 첨벙이며 2시반 시외버스도 떠난 지 오래인데 아까부터 서울집 툇마루에 앉은 여자 외상값처럼 밀려드는 대낮 신작로 위에는 흙먼지, 더러운 비닐들 빈 들판에 꽂혀 있는 저 희미한 연기들은 어느 쓸쓸한 풀잎의 자손들일까 밤마다 숱한 나무젓가락들은 두 쪽으로 갈라지고 사내들은 화투패마냥 모여들어 또 그렇게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간다 여자가 속옷을 헹구는 시냇가엔 하룻밤새 없어져버린 풀꽃들 다시 흘러들어온 것들의 인사(人事) 흐린 알전구 아래 엉망으로 취한 군인은 몇 해 전 누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의 생을 계산하지 못한다. 몇 번인가..
[알랭 드 보통] 불안의 마지막 두 페이지에서. p.384 지위에 대한 불안의 성숙한 해결책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산업가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고 보헤미안으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으며,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고 철학자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다. 누구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에 따른 자유로운 선택이다. 지위에 대한 불안이 아무리 불쾌하다 해도 그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좋은 인생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실패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야심을 품고, 어떤 결과들을 선호하고, 자신 외의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 데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위에 대한 불안은 성공적인 삶과 성공적이지 못한 삶 사이의 공적인 ..
[심보선] 청춘 청춘 / 심보선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준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을 즐겨 제발 욕해달라고 친구에게 빌었을 때 가장 자신 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했을 때 매일 밤 치욕을 우유처럼 벌컥벌컥 들이켜고 잠들면 꿈의 키가 쑥쑥 자랐을 때 그림자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서 그 그림자들 거느리고 일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을 때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
[투첼로스의 내한] 예매 완료!! 와나, 나는 맨날 한박자 늦는다. 별로 하는 일도 없으면서 투첼로스가 내한한다는 것도 알바 중에 TV 광고 보고 알았고, 서울이 이미 꽉꽉 차버린데다 여행 바로 전날이라 성남 예매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면서도 이미 풀린 걸 몰랐다. -_- 무슨 인터파크에서 알림을 준다고 캐스트? 같은 걸 신청해 놓으라길래 해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알림 안 옴. 오늘 그냥 생각나서 들어가보지 않았으면 성남까지 가서 3층에서나 간신히 볼 뻔했다. 어차피 비싸서 VIP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층에서라도 보고싶었다 엉엉 으아 그나저나 설레서 미치겠다. 5월 25일 공연인데, 나는 성남에 가본 적이 있나? 있더라도 기억하는 한은 없다. 새로운 곳에 간다는 것도 설레고 무려 투!첼!로!스!의! 공연을 드!디!어! 한국에서 볼..
[편혜영] 저녁의 구애 저녁의 구애 - 2011년 제42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저자 편혜영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1-03-1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시간을 분절하는 감각, 모종의 불안을 자극하는 배음背音 일상의 ... 이 책은 통조림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밀봉된 일상을 보여주는 여덟 단편으로 모였다. 여기에는 하루치 정량의 삶을 살아내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비뚤어져 불안한 느낌을 자아내는 인물들이 있다. 입에 몇 조각의 꽁치 통조림을 털어넣고, 남는 시간 뉴스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이들은 삶이라는 작은 복사실에 갇혀있다. "종이에 살갗을 베는 일이 유일하게 상처가 되는 곳에서 복사광의 온기에 위로받으면서, 10원 단위의 거스름돈을 꼬박꼬박 내어주면서" 앞으로도 그곳에서 오랫동안 지낼 것이다. 소설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