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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영화

[셰임 SHAME] ★★★★ 모자르거나 넘치거나. 한쪽 다리를 저는 상처받은 욕망에 관한 이야기.



감독은 스티븐 맥퀸

마이클 패스벤더, 캐리 멀리건이 주연인 영화다.

"매퀸 감독은 영화연출 이전에 비디오아티스트, 설치미술가, 사진가로 활동하며 영국 최고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상과 대영제국훈장을 받은 예술가다. 첫 장편 연출작 ‘헝거’(2008)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신인감독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영화감독으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두 번째 장편 ‘셰임’도 베니스국제영화제 크리틱스 초이스, 미래의 영화상, 런던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을 받았다."


패스벤더는 독일과 아일랜드 혼혈 배우라고 하는데,

이 상으로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도 받았다고 한다.

 

관계불구자인 오빠와 관계 중독인 여동생 간의 불편한 동거.

하지만 어딘가 이상하다. 일반적인 오빠-동생 사이 같지는 않다.

두 사람은 모두 어딘가 감정적으로 '불구자'인 것 처럼 보인다.


패스벤더는 섹스중독자로, 사람들과의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관계 불능자로 그려진다.

반면 동생 역할인 멀리건은 다른 사람들에의 의존도가 심하고 관계에 중독되어

습관적으로 자해를 하기도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두 사람의 성격은 이렇게 완전히 반대이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닮았다.

모자르거나, 넘치거나. 균형을 맞추지 못한 모든 것은 항상 어그러지기 마련이다.


동생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온 뒤 패스벤더는 (섹스중독인) 자신의 모습에 수치심을 느끼고 

바뀌려 노력하지만, 노력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동생과 다툰 뒤 집을 나간다. 멀리건은 또다시 손목을 긋는다. 


"우린 나쁜 사람들이 아냐. 상처받은 사람들일 뿐이야"


영화는 그들이 "상처입은 존재"임을 멀리건의 대사를 통해 드러낸다.

그들에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었을 것이다.

(패스벤더는 처음에 동생의 전화를 모조리 무시하고 응답기에 녹음된 메시지조차 삭제해버린다. 하지만 막상 동생이 들어오자 그녀에게 매우 친근감을 느끼고 다정하게 대한다. 멀리건 또한 자해한 흔적이 손목에 가득하다. 오빠의 집에서 오빠의 상사와의 섹스를 거침없이 한다. 그리고 패스벤더는 또 여기에 대해 아무 말도 않고 밖으로 나가 거리를 달린다- 그들에게는 분명 '불구적'인 과거가 존재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거는 현재까지도 옭아맨다.

영화는 끝까지 그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마 패스벤더는 지금까지와 같이 살아갈 것이고, 멀리건 또한 그러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과거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암시적으로나마)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현재를 받치고 있는 것은 그들의 과거인데, 그 과거가 너무나 암시적이고 모호하게 그려져 그들의 모습이 좀 단편적(?)으로 그려졌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성향이 정반대지만 사실은 같은 상처를 뿌리로 하고 있고, 

또 그런 의미에서 두 사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과거를 좀 더 넣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


지하철과 도시의 차가운 느낌을 잘 살려낸 장면들과 캐리멀리건의 연기, 노래는 참 좋았다.

패스벤더도 연기 정말 잘하는 것 같지만 연기를 정말 잘해서인지 차갑고 변태같이(;) 느껴져서 호..호감까지는 모르겠는데 잘생긴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