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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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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지난 주 수요일.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갈색 털실 모자를 쓰고 왔다. 아침에 너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씻을 새도 없이 나와야 했다. 과외를 제외하고, 일하는 곳에 모자를 쓰고 간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나름대로 무척이나 신경쓰고 있던 금기였는데. 내가 처음 모자를 쓰고 나타난 그날,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았고, 뭔가 큰 일이 생기지도 않았다. 왜 지금껏 그렇게 신경써왔는지 모르겠다. 모자를 쓰면 예의바르지 못한 복장이 된다고 처음으로 생각한 건 초등학교 수업시간이었다. 어떤 과목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다른 금기들도 많이 적혀있었을 교과서에서 하필 왜 모자에 관한 것들만 뇌리에 박혔는지도 모르겠다. '수업시간에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은 예의바르지 못한 행동입니다.', '어른과 인사하..
2014.11.16 -난생 처음 명찰 같은 걸 만들어보았다. 알파에서 클립 명찰을 4개 정도 사고 코팅지를 4장 정도 샀다. 손코팅지가 한 장에 200원 밖에 안 하는 줄은 몰랐다. 두께를 엄지와 검지로 만져가며 도화지를 고를 때는 나름 뿌듯하기도 했다. 지금껏 도화지와 관련한 경험이라고는 문방구에 가서 '아줌마 도화지 2장 주세요' 했던 학생 때의 기억밖에 없다. 미대생들도 이런 식으로 도화지를 고르겠지, 라며 마음대로 상상하고는 부르르 하고 설렜다. 명찰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이면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대충 색깔을 정한 뒤에 도화지에 옮겨 새로 그렸다. 검은색 싸인펜으로 테두리를 그리고 안을 칠했다. 그리고는 선에서 0.5cm 가량 공간을 둔 채 그림 모양을 따라 가위로 자른다. 이후는 코팅. 코팅을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