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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미술

2011년 후반~2012년 초반 재미있을 것 같은 전시 일정


PUBLIC ART 11월호


-민성식은 언뜻 일상적이고 전형적인 집을 표현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집을 그린다. Gerhard Gross는 타인의 집 창문을 멀리서 촬영한다. 커튼이 열린 창 너머의 실내 공간은 우리에게 단절감을 주면서도 동시에 우리를 유혹하는 느낌을 준다. 진훈은 아파트의 획일적인 외관과 조밀하게 반복된 창문을 강조하여, 현재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주거공간인 아파트의 몰개성을 강조한다. 노순택은 '남일당 디자인 올림픽' 연작을 선보이는데, 서울시의 재개발 계획에 의해 철거된 집들의 면면을 포착한다. 한때 누군가의 포근한 생활공간이었던 장소는 폭력적인 방법에 의해 철거당한 후 낯설고 공포스러운 외부 공간과 만나면서 생성된 아픔을 전달한다. 김을은 작은 상자 같은 집을 재현하는데, 그가 만들어 낸 집들은 비밀스럽고도 기묘한, 유령의 집 같은 으스스함을 자아낸다. 이 세상에 집만큼 흔하고 낯익은 공간이 있을까 싶은데, <누가 사는 집> 전의 다섯 작가들은 집이라는 공간을 무환하게 확장시킨다. 전시는 1월 15일부터 다음해 1월 12일까지 파주 헤이리에 위치한 갤러리 화이트블럭에서 열린다. 


-<생명은 아름답다> 

어느덧 익숙한 키워드가 된 통섭과 융합, 이 명제가 단연 두드러지는 분야는 바로 과학과 예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예술을 서로 통하게 하려는 많은 기획들은 번번이 불발되거나 별 효율을 얻지 못한 것이 사실. KAIST는 본격적으로 KAIST Science Humanity Muses Project (KAIST SHuM Project)를 발족해 과학과 인문사회학, 문하예술을 통섭하는 융복합 기획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생명은 아름답다>는 그 야심찬 두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며 자유로운 변이, 교접의 쾌락을 '우발성'의 개념에 초점을 맞춰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는 10월 10일부터 12월 6일까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 KI 빌딩에서 진행되고 있다.


-<텔 미 허스토리 Tell Me Her Story>

여성에 대해 언급하는 다국적 작가 15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텔미 허스토리> 전이 서울 신사동의 코리아나 미수로간에서 열린다. 마리나 아브라모빅, 델핀 발레, 니콜라 코스탄티노, 나탈리 뒤버그, 아네 카트린느 돌븐, 홍영인, 정은영,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살라 티카 등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이 사진,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각자의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현대미술에서 주로 이야기되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드러내거나 전복시키는 '타자의 담론'의 불평등한 성 정체성에서 벗어나, 여성을 둘러싼 다큐멘터리, 자전적 경험, 소설, 영화, 신화 등을 근거로 여성 삶의 내러티브를 스스로 발화하는 내용을 담는다. 전시는 10월 17일부터 12월 14일까지. 


-<라이언 맥긴리-청춘, 그 찬란한 기록>

미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의 <청춘-그 찬란한 기록> 전이 11월 7일부터 내년 2월 3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라이언 맥긴리는 청춘을 생생하게 포착하는 작가로, 젊음이 가지는 자유와 열정, 해방과 순수, 그리고 불안, 방황, 일탈이 공존하는 감정의 빛 등을 에너지로 재구성해 사진에 담아낸다. 스물 다섯의 이른 나이에 미국 휘트니 미술관, MOMA PS1에서 개인전을 선보이고, 2010년에 열린 전시 오프닝에서는 3000명의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경찰들이 투입, 전시장을 통제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맥긴리는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인 래리 클릭과 사진가 낸 골딘에게 영향 받았음을 주저 없이 밝힌다. 그러나 그들의 불안과 반항, 탈선의 주제 영역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자유, 기쁨, 환희의 감정으로 승화시키는 라이언 맥긴리에게 "젊음은 불안과 좌절이 아닌, 모든 불가능에 도전하는 힘이자, 긍정적인 희망" 인 셈이다. 그는 스케이트 보더, 그래피티 작가, 뮤지션, 아티스트들과 어울리며 직접 경험한 일상의 순간들을 예를 들면 파티에서 수로가 약에 취해 쓰러진 친구들의 모습, 동성 간에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 대신에 젊음이 가진 특유의 낙천적인 감성으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에서의 자유로운 생활을 기록한 초기 사진 시리즈를 비롯해 미국 전역을 횡단하며 젊은 세대가 꿈꾸는 환상적인 풍경을 담은 '로드 트립(road trip)' 시리즈,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보여주는 '애니멀(Animal) 시리즈', 유일하게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흑백 초상화 시리즈를 선보인다. 또한 작품들과 나란히 배치된 시인 유희경의 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