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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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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이야기 _2일 둘째 날. 런던에 왔으니 뮤지컬을 봐야지, 하고 민박집 팜플렛을 뒤적거렸다. 원래는 퀸 음악으로 만들었다는 '위 윌 락유'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무산. 대각선 침대에서 로션을 바르던 언니가 "나 어제 보고 왔는데 공연 끝나기 직전이라 아마 자리 안 풀릴거야" 라고 알려주었다. 감상을 물어보니 무지 재미있었다고 해서 더 속상했다. 일단 찾아가보는 시도 정도는 해볼 수도 있었으나, 며칠 안 되는 런던 일정이라 쉽게 포기했다. 남은 좌석이나 예약 취소된 자리를 싼 가격에 노려야 하는 나로서는 선택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매일 아침 10시부터 각 극장에서 파는 데이시트를 사거나 레스트 스퀘어에서 싸게 풀리는 표를 사는 방법이 있는데 아침부터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검색해보다, 데이시트 표를 노려야겠다 마음을 먹었..
런던 이야기 _1일 2014년 5월 29일. 대학교 2학년, 가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 피우다 아빠한테 몇 대 맞을 뻔해가며 훌쩍거렸던 유럽에, 그 중에서도 내가 꿈꿔 마지 않던 닥터가 밟았던 도시인 런던에, 도착했다. 얘는 내가 여행 기간 내내 들고 다녔던 목베개 토깽이. 보기엔 귀엽게 생겼지만 목은 하나도 편하지 않다. -_- 기차 이동시간이 많아 목 편하고자 가져갔는데 목 진짜 불편. 담 걸릴 뻔 했다. 저런 표정을 하고 있어 차마 버리지도 못하고.. 생긴거랑 달리 부피는 또 엄청나서 출발 하루 만에 끙끙대고 들고 다녀야 하는 짐이 됐다. 그래도 생긴 게 귀여워서 어딜가나 환영받았다. 역시 목베개 세계에도 외모지상주의.. 프라하에서 묵은 민박집 이모는 청소할 때마다 얘가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 자꾸 흘끔거렸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