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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제] 프로야구 10구단 체제, 어떤 변화 생기나요?

  • 프로야구 10구단 체제, 어떤 변화 생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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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0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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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장 4000억원 육박
작년보다 경기 144회 더 늘어… 올해 관중 800만명 넘어설 듯

프로야구 10구단 시대… 5위까지 '가을 야구' 〈조선일보 2015년 1월 1일자 A25면〉

2015년 프로야구에선 10구단 시대가 막을 올린다. 수원을 연고지로 둔 KT 위즈가 3월 28일 롯데 자이언츠와 벌이는 원정 개막전을 시작으로 1군 무대에 입성한다. 10구단 체제가 가져올 변화의 폭은 크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 기사

김화섭 산업통상분석실 연구위원 사진
김화섭 산업통상분석실 연구위원

올해로 출범 34년을 맞이한 프로야구 리그에 신생 구단 KT 위즈가 새롭게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구단 시대가 열렸습니다. 10구단 체제가 정립되면 관중의 볼거리가 늘어날 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은 프로야구가 관련 산업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프로야구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현재 우리나라 프로야구 시장 규모는 3510억원에 이릅니다. 프로야구의 시장 규모는 구단들이 지출하는 비용(또는 수입)의 합으로 나타내는데, 각 구단이 연평균 390억원 정도를 지출하므로 여기에 9를 곱해 전체 시장 규모를 산출합니다.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에 비하면 90배가량 커진 것이지요. 프로야구단 지출 비용의 절반 이상은 선수단 연봉이 차지하는데, 1982년에는 선수 평균 연봉이 1500만원이었고, 선수단도 평균 23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에는 선수 평균 연봉이 1억638만원으로 크게 올랐고, 선수단 규모도 1군과 2군을 합쳐 60명 안팎으로 커졌습니다.

수입 측면에서 따져봐도 시장 규모가 크게 늘었습니다. 야구단의 주요 수입은 관중 수입을 비롯해 TV 중계 수입, 기념품 판매 수입, 스폰서 수입 등이 있습니다. 이런 각 항목은 1982년에 비해 적게는 32배 많게는 90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프로야구는 직접적인 경제효과 외에도 주변 산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각종 야구용품부터 관중이 먹고 마시는 '치맥(치킨+맥주)'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지요. 주변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생산유발효과라고 하는데, 프로야구의 생산유발효과는 시장 크기의 1.6배로 분석됩니다. 프로야구의 생산유발효과가 5473억원에 이르는 것이지요. 물론 세계 최고 야구 리그인 미국 메이저리그에 비하면 한국 야구 시장은 아직 '새 발의 피'입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재작년 올린 매출만 해도 71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이른다고 하네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프로야구 10구단 체제가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리그에 참여하는 구단이 늘어나면 자연히 시장 규모와 생산유발효과도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당장 프로야구 시장 규모도 4000억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또 경기 수가 지난해 팀당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증가하고, 전체 경기 수도 576경기에서 720경기로 늘어납니다. 지난해 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관중 수(1만1301명)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예상 관중 수는 813만명으로, 사상 처음 800만 관중 돌파가 기대됩니다. TV 중계권료 시장이나 스포츠토토 시장 등도 그만큼 커지겠지요. 여기에 KT와 SK 간의 새로운 라이벌 구도 형성으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더욱 풍성해지면 프로야구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프로야구단의 자립도를 높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한국 프로야구 시장은 이처럼 몰라보게 커졌지만, 아직도 구단의 재정 자립은 요원합니다. 프로야구 구단의 수입은 모(母)기업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모기업 지원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2013년 전체 모기업 지원금은 1500억원 정도로 3대 수입원(입장료·스폰서·중계료)의 50%를 넘습니다. 모기업 지원금이 홍보비 등의 명목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회계상 적자를 기록하는 구단은 거의 없지만, 사실상 모기업 지원금으로 연명하는 셈이지요.

모기업 지원금은 구단을 운영하는 데 든든한 뒷받침이 되기도 하지만, 구단을 사업체보다는 홍보 수단으로 여기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구단 또한 열심히 사업을 하기보다는 성적에만 열을 올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선수 몸값 인플레이션도 나타나게 됩니다. 모기업의 재정적 뒷받침에 따라 구단의 성적이 갈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지겠지요.

구단이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려면 TV 중계료와 스폰서 등 시장 수입을 증대하고 시장 규모를 키워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적극적인 팬 서비스 활동으로 관중 수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이겠지요. 시장이 성숙한 미국 메이저리그는 야구단이 흑자를 내는 어엿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구단이 기업과 마찬가지로 사고 팔리기도 합니다. 프로야구에 시장 논리가 정착되고 미래 유망 산업으로 성장해, 앞으로 구단 수도 더 늘어나고 관중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