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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문학

[이병률] 끌림



끌림

저자
이병률 지음
출판사
| 2010-07-01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길' 위에서 쓰고 찍은 사람과 인연, 그리고 사랑 이야기 지난...
가격비교



굉~~~~~~~~~~~~~~~~~ 장히 오글거렸다. 책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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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란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고,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무언가를 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 있고, 언제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타고 떠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 한 장에 들어 있는 울렁거림이 있다. 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 있는 상태가 되고, 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낯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 다르지 않다.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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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파치노가 주연한 영화 <여인의 향기> 포스터였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 있다.


"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추면 돼요.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지요."

....

순간, 벽에 붙은 포스터의 글씨가 이렇게 읽히기 시작한다.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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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주인은 여행객들에게 집을 빌려주고 있는데 세 번째인가 네 번쨰인가 그 집에 머물던 사람이 이 집에 머물게 될 다음 사람에게 선물 하나와 이런 편지를 써 놓고 떠났다고 했다.


ㅡ 몇 달 동안 머문 이 집에서 나는 많은 꿈을 꾸었습니다. 여기, 굉장한 베니스에서 말입니다. 이곳에서 당신도 나처럼 멋진 경험을 하고 떠나기를!


그 후로 사람들은 그곳에 머물렀다 떠날 때 포도주 한 병이나 비누, 손수건 한 장이나 자신이 읽던 책들을 선물로 두고 떠난다고 했다. 모르는 이로부터 받았던 선물에 감사하는 마음을 다음 사람에게 표시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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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래 기억해야 할 건 그 온기뿐만 아니라, 청년의 미소뿐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교감일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제대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 그럴 땐 똑같이 생긴 뭔가를 두 개 산 다음 그중 하나에 마음을 담아서 건네면 된다. 환하게 웃으면서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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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 쿠더(Ry Coo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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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한 가지 대답이면 된다.

닥치는 대로../ 될 대로 되라./ 난 겁내지 않는다./ 이것도 운명이다.

이 모든 걸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존재한다.

라틴어 '케 세라 세라(Que Sers S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