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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영화

[박찬욱]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6)

I`m a Cyborg, But That`s OK 
5.9
감독
박찬욱
출연
, 임수정, 최희진, 이용녀, 유호정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05 분 | 2006-12-07


예전에 수업들을 때 썼던 과제.


나는 이영화 되게 재밌게 봤었는뎅 말야.....

사람들이 다 그지같다고 싫어함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지난 2006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난해한 내용과 판타지적 요소로 개봉되었을 당시 많은 이들에게 혹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을 잘 담아내고 있으며 특히 희곡으로 각색하기 좋을만한 몇 가지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는 영화의 공간적 특성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영군(임수정 분), 일순(비 분) 등이 치료를 받고 있는 '신세계 정신병원'이라는 한 공간 안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이 정신병동 안에는 독특한 캐릭터들이 존재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기에 적합하다. 간혹 영군과 일순의 회상장면(병원의 들어오기 이전의 기억)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 부분은 각색을 통해 연극의 초반에 몰아서 보여주거나 무대 한쪽에 회상 장면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특성으로는 이 영화 속 인물들의 행동이 매우 연극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영화가 개봉했을 때, 지나치게 환상적인 설정과 인물들의 과장된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내비췄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끊임없이 사과하는 사람, 오디션에 떨어진 이후 자신의 목소리와 얼굴에 심취하여 사는 사람, 끊임없이 거짓말을 지어내는 사람 등과 같이 특정한 행동으로 특징화된 인물들은 연극적인 캐릭터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또한 이러한 과장된 몸짓과 행동이 연극으로 옮겨졌을 때, 오히려 이러한 특성은 등장인물들의 고유의 행동적 특성과 이에 얽힌 상징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영군과 일순, 두 사람의 행동에는 특별한 이유가 존재하고 결국 그 사실이 영화의 주제와 연관이 되는 측면이 있는데, CG나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통해 자극적이고 산발적으로 나열된 판타지적 요소는 영화의 주제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연극을 통해 꾸며졌을 때 인물들의 상징, 감정, 나아가 영화의 주제까지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이유는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이다. 사람들이 정신병이라고 규정하는 그 잣대,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거부당하는 정신적 소수자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상황 그 자체로 행복해 보인다. 영화 속 정신병자들은 모두 자신들 나름의 정신세계를 지니고 있고 그것을 괜찮다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자신이 정상인이라고 주장하는 영군의 어머니 또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게 그려지는 것처럼, 정신병자와 정상인, 치료자의 구분을 어떻게 지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 또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교감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들의 세계 자체를 '괜찮다'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영화의 발상은 희곡으로 각색하였을 때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되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물론 난관은 존재한다. 영화 속에서 영군은 자신이 싸이보그라고 믿고 있는데, 때문에 그녀의 환상(혹은 현실) 속에서 그녀는 날기도 하고 손가락을 통해 총을 쏘기도 한다. 이러한 그녀의 환상을 CG가 존재하지 않는 연극 무대 위에 어떻게 올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하여는 고민이 필요하다. 옷을 야광으로 만든다든지, 머리에 안테나를 달아 빛나게 하는 것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