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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영화

[모나리자 스마일] ★★★★★ 진정한 여성주의. <죽시사>를 뛰어넘는 최고의 영화



와나,

이게 어떻게 평점이 7.56일 수가?

진짜 어이가 음스무니다!!

이건 진짜 걸작임.


예전에 현대미술론 수업 들을 때 교수님께서 다른 조에 발표 과제로 준 영화였는데

아니 그 때 그 애들은 왜 이런 명품 영화를 그런식으로밖에 발표를 못 한거여?

내가 다 짜증이 난다. 교수님 짜응 교수님 짱짱응 


아무튼 여성판 <죽시사>로 보면 된다.

죽은시인들의 사회 보면서, 감동도 많이 받았지만 남학교라 남자애들 이야기 밖에 없어서 좀 아쉬웠는데


<모나리자 스마일>은 사회의 억압에 눌리지 않고 자신의 꿈과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여대생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도화선이 깨어있는 한 선생님이라는 것도.

또 내가 좋아하는 미술사와 연관시켜 그 얘기를 풀어낸 것도 정말정말 좋았다.



뉴잉글랜드의 명문 여자대학교 웨슬리에 미술사 강사로 오게 된 줄리아 로버츠.

이 곳 여자아이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남자'와 '결혼'이다.

이미 예습으로 수업의 모든 부분을 착착 꿰고 있을 정도로 똑똑한 학생들이지만,

그들의 최종 목표는 결혼이다.

결혼을 하면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부러움과 축하를 쏟아주는 그런 보수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학교.



그런 곳에, 깨어있는 진보적 여성인 줄리아 로버츠가 미술사 선생으로 오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첫 수업에서 학생들이 모두 미술사 교과서를 꿰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현대 미술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나는 이곳에 멋진 사람(? 정확한 표현이 기억 안 남)을 키우려 온 것이지 그 멋진 사람의 부인을 만들러 온 것이 아니라고요!!!!!

라고 소리지른 모습이 아마.. 그녀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일 것이다.



지니퍼 굿윈!

귀여벙귀여벙

그당반에서도 이런 연애 못 하는 귀여운 역할로 나왔던 것 같은데!



매기 질렌할.

개방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영화 속에서 이탈리아 교수님과 연애하거나 유부남 만나는 인물로 등장



그리고 요년!!!!! 요년!!!!!!

커스틴 던스트

<이터널 선샤인>에서도 그렇고 나쁜짓 일삼다가 나중에 회개해서 

결과적으론 나중에 가장 진보적인 시각을 갖는 인물로 나오는데,

집에 돈도 겁나 많고 어머니의 성향 덕에

인생의 가치가 '결혼'과 '남편'에 몰빵되어 있다.

겉으론 행복해 보이지만 결혼 후 남편은 그녀에게 관심조차 갖지 않고..

바람 필 뿐이고...


'결혼은 딜'이라며 참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에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을 보며 얘기한다.

"이 여자가 그녀의 미소만큼 행복했을까"

그리곤 엄마 말에 반기를 들고 이혼을 한다.

그리곤 로스쿨 고고~


어쨌든

줄리아 로버츠는 계속해서 현대 미술사를 가르치고,

그녀가 얘기하는 현대미술은 전통의 개념을 벗어나려는 미술사의 흐름이다.

그녀가 언급하는 표현주의 그림 같은.


그리고 당연하게도 '아름다움'과 전통을 중시하는 학교는 그런 선생의 모습을 싫어한다.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학생들은 줄리아로버츠를 점점 좋아하게 된다.



중간 중간 보이는 미술 작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번 째 수업시간에 보여줬던 표현주의 작품, 수틴의 <쇠고기 사체>도 그렇고



특히 마지막에 줄리아 로버츠가 커스틴 던스트가 자기를 까는 신문 칼럼을 쓴 걸 보고 열받아가지고

1950년대 광고들을 쭉 슬라이드로 보여주면서

"거들이 대체 어떻게 나를 자유롭게 할까?"

라며 현모양처라는 왜곡된 여성상을 강요하는 문구들을 싣는 광고들을 비난하는 장면은

진짜 감명깊었다.


줄리아로버츠가 실제로 보고 매료됐던 잭슨폴록의 <lavender mist>도.

저거 발표 때 들은 바로는 영화를 위해 모작을 제작했단 것 같은데 

하긴 그렇겠지 진짜 작품을 쓸 수 있을리가 ㄷㄷ

중간중간 일련의 (연애 등등) 사건들이 벌어지고,

결국 줄리아 로버츠는 아이들의 졸업식날 자기 발로 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전거를 타고 자동차를 따라오며 선생님을 배웅...


결국 그녀는 학생들에게, 

"누군가의 부인이 되지 말고 네 자신이 되어라"라는 교훈을 남기고 떠난 거시다.

학생들은 아마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날 것이다.

어찌됐든 참 따뜻하고 좋은 영화였다.


게다가.

이 영화가 <죽시사>와 비슷하지만 더 나아갔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거다.

줄리아로버츠는 자신의 신념을 아이들에게 불어넣으려고 애쓴다.

그래서 전교 회장에, 로스쿨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학생 줄리아 스타일즈에게 

예일 대학원 입학 서류를 쓰게 하기도 한다.


때문에 학생이 예일에 합격했으나 대학원에 가지 않고 가정을 꾸리겠다고 얘기했을 때, 

줄리아로버츠는 매우매우매우 무많이 실망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페미니즘이 정말 지향해야 하는 바는

"무조건 여자들이 나가서 일을 해야 옳은 거다!"

가 아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가치를 어떤 사회적 억눌림 없이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그게 진정한 페미니즘인 것이다.


그 때 줄리아 스타일즈는 선생에게 얘기한다. 

이 것은 자신이 선택한 가치이고, 그래서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줄리아로버츠는 사회적인 억압, 특히 남자에게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직업을 가진 여성 = 건강한 여성상

주부 = 사회의 억압을 받아들인 여성상 

이라는 이분법적 잣대를 또다시 학생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들이밀고 있었던 것이다.



그건 결국 현모양처가 좋은 여성이고, 그렇지 않은 여성은 나쁜 여성이다, 라는 

기존 사회의 이분법적 잣대와 다르지 않은 것이기에 

또 다른 굴레를 만들어낸다.


진정한 여성의 자유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했을 때 얻어질 수 있는 것이지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줄리아로버츠는 이 과정에서 저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랬기 때문에 영화의 결말이

가장 똑똑하고 공부하고 싶어했던 1등녀 줄리아 스타일즈가 가정과 결혼을 선택하고,

결혼만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던 커스틴 던스트가 이혼을 결정하고 로스쿨을 들어가기로 결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쨌든, <죽시사>가 그 학생들의 성장담을 그린 영화였다면

<모나리자 스마일>은 더 나아가, 학생들로 인해 선생 또한 한걸음 더 성장한, 여성 모두의 성장담이다.

만약 뒤의 저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더라면 그냥 '그저그런 잘 만든 영화구나'라고 생각하고 지나갔을 터인데


줄리아로버츠 자신의 모순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나는 감동.

와나 진짜 이 사람은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를 하고 만들었구나, 남자인데도!? 하고 감동.

마지막에 모두가 최고의 작품이라고 믿고 있는 <모나리자>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 미소까지 파고든 그 섬세함에 감동.


미술사적 주제와 영화의 주제와 엄청나게 잘 어울러져서 빰빠빠뿌빠 잘 섞여진 비빔밥 같아서 감동.



아놔 이건 걸작이야 흑흑

특히 줄리아로버츠가 이렇게 예쁘게 나온 영화 처음봤다.

노팅힐이고 뭐고 훨씬 예뻐... 최근에 백설공주 봐서 그런가....

반했어여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