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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스 창고/영화

[델마와 루이스]★★★★★ 말이 필요없는 명작. 델마와 루이스

 

 델마와 루이스.

가정주부인 델마(Thelma Dickinson: 지나 데이비스 분)는 열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영화의 초반에서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남편에게 모든 걸 허락받으며 살아간다. 반면 그녀의 친구인 루이즈(Louise Sawyer: 수잔 서랜든 분)는 꼼꼼한 성격에 이성적이며, 남성에게 독립적이다.

 

 

영화는 이 두 여성이 별장을 빌려 여행을 떠나는 도중 일어나는 일을 그린 일종의 여행성장기(이렇게 말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에 속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남편의 족쇄에서 벗어나 일탈을 즐기던 델마는 술집 종업원인 잘생긴 남자와 춤을 추다 밖으로 나와 성폭행을 당할 뻔 하나, 루이즈는 델마가 혹시나 해서 가져온 권총으로 남자를 협박해 그녀를 구출한다. 그러나 남자는 미안하다는 말 없이 루이즈와 델마에게 성적으로 모욕감을 안기는 발언을 했고, 이에 루이즈는 충동적으로 그 남자를 총으로 쏴 죽여버린다.

영화는 이후 두 사람이 경찰으로부터 도망치며 겪게되는 일련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수많은 남성들의 눈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나가는 상점의 할아버지, 여행객, 옆으로 지나가는 트럭 운전사까지 모두 여자들을 구경해야 할 존재나 등처먹어야 할 존재, 혹은 자신의 쾌락을 위해 모욕을 감내하고 심지어는 강간까지 참아야 할 존재로 인식한다. 그리고 그녀들은 여행의 과정에서 이러한 일들을 겪고, 참고, 나중에는 분노를 터뜨려버린다.

 

  (1993년도 개봉된 영화 속 브래드피트. 완전 매력남으로 나오는데 결국 도둑이었음 -_-)

이를 알아주는 남자는 형사인 슬로컴브(하비 키이텔 분) 뿐이다. 이 사람은 델마와 루이스, 특히 예전에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루이스의 사정을 알고 그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랑인줄 알았다가 뒷통수맞고 브래드피트에게 돈까지 빼앗긴 델마와 루이스는 여정의 끝에서 도둑질을 넘어 끝없이 성희롱하는 운전사의 유조차의 탱크를 폭파시켜버린다. 그리고 이들을 잡으려고 애쓰는 경찰들에게 슬로컴브 형사는 '도대체 그녀들을 어디까지 몰아갈 셈이냐'고 호통친다.

맞는 말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이야기되어왔듯이 그녀들은 항상 어디론가 쫓기고 있었다. 그것은 때로 남편이었고, 경찰이었다. 그 속에 속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살아가야 그녀들은 삶을 얻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결국 경찰에 쫓겨 그랜드 캐년의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그리고 델마는 루이스에게 그냥 앞으로만 달리자고 소리친다. "우리 절대 잡히지 말자! 가자! 밟아!"라고.

죽음은 결국 두 사람 스스로 온전히 내릴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선택이었다. 

 

 

 

아, 진짜 이 영화를 왜 이제야 봤을까.

나는 멍청이다. 정말 보면서 내내 명작은 다르구나, 라는 것을 절절히 느꼈다. 델마와 루이스라고 해서 마치 덤앤더머 -_- 와 같을 것이라고 상상한 나는 바보였던가?

아무튼 내가 감명깊게 본 영화 베스트 3위 안에 들어갈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