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김지운의 숏컷
글을 보면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 이게 너무 오만한 문장이라면 정정하겠다. 어떤 사람의 글을 읽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대충 알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착각이랄까, 아무튼 그런 게 든다. 감독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고, 또 내가 누군가의 글을 평가할만큼 스스로 글을 잘 쓴다거나 잘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책과, 이 에세이를 통해 내가 읽은 그는 좀 별로였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다보니 글을 유려하게, 단단하게 잘 쓰리라고 기대하는 것도 잘못된 것 같지마는, 어쨌든 내가 예술하는 사람들에게서 기대하는 어느 정도의 깊이와 글빨이 있다. 그의 글에는 허세와, 어쭙잖게 웃기려는 겉멋든 수식과, 수많은 괄호들과, 진부한 표현들이 난무한다. 여러 책이라든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