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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탈출/유럽

카디프 이야기 _3일(2)



이날 찍은 사진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닥터후 익스피리언스 구경을 마치고 나왔다.


돌아가는 기차 시간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 있었다.


날씨가 쌀쌀한 편이긴 했지만, 주변이 예뻐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녔다.
















저기 보이는 것이 회전목마.














바닷가 근처에 있는 회전목마는 언제나 약간의 쓸쓸함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딱히 분위기가 어두웠던 것도 아닌데,


뭔가 좀 슬픈 느낌이 들었다.






이 두 분은 이러고 꽤 오랫동안 앉아 계셨다.


모르는 사이라기에는 가까운, 아는 사이라기는 먼 정도의 거리를 두고.



나란히, 그러나 거리를 두고 앉은 뒷모습에 어쩐지 쓸쓸함이 묻어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나는 소심하니까 굳이 가서 앞모습을 보거나 말을 걸어볼 생각 따위는 콩알만큼도 하지 않았다.






















역 쪽으로 돌아오는 길. 예쁜 집들.




















이 날이 무슨 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래 사진처럼 독특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곰돌이나 호랑이 의상을 뒤집어 쓴 사람도 있었고 


거의 벗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아무 곳이나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주변에 할아버지 할머니들 밖에 없었다.


망....


다시 나오기도 뭐해서 대충 아무 고기를 시켰다.




다시 망....


개 짰다.


서비스로 감자튀김 줬는데 감자튀김이 가장 맛있었다.


아니다 맥주가 가장 맛있었음. 


맥주는 맛있었다. 정말

 





살다 살다 계란 후라이가 이렇게 짤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기저귀.. 


이 사람 외에도 슈퍼맨 원더우먼 팬티만 입은 남자 가발 쓴 남자 등등 특이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저녁이 되자 역에도 한껏 꾸민 언니야들이 많았다.








다시 돌아온 역.


그리고 사랑스러운 나의 전리품.







그렇게 민박으로 돌아왔다.



 

기념품들을 망가지지 않게 캐리어 속에 잘 정리한 뒤 한숨 돌리고 있는데


대각선 침대, 바로 내 2층 앞쪽 침대 언니가 내게 야경을 보러 가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아무래도 밤에 혼자 다니는 것까진 무서워서 제대로 야경을 본 적이 없던 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나가서 본 초록 빅벤.


초록색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무척 예뻤다.










그렇게 야경을 보고 사진도 좀 찍고 하다가 한 언니가 지난 밤에 다녀온 펍에 가자고 했다.


그러자고 얘기하고 한참을 걸었다.


이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거리는 파티를 가는 사람들과, 파티에서 돌아오는 사람들과, 아직도 신나게 즐기는 중인 사람들로 꽉 찼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한껏 차려입은 여자들이 모두 구두를 벗어 한 손에 쥐고 깔깔대며 거리를 걷는 모습이었다.


거의 자정이 다 된 시간이라 다들 집으로 가는 중인지,


대부분이 그렇게 걷고 있었다.


어딘가 쿨해보이기도 하고.


저러다가 돌을 밟기라도 하면 피가 철철 쏟아질 것 같은데- 하는 걱정을 해보기도 했지만


무튼 굉장히 멋있었다.




찐하게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커플들도 왕왕 보였다.








결국 그 펍은 못 찾았다.


거의 1시간 넘게 걷다가, 구두 신은 한 언니가 도저히 더는 못 가겠다고 해


가까스로 집 쪽 가는 버스를 잡아 탔다.


피곤해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야경은 예뻤으니까.


제안해준 언니들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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