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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탈출/유럽

런던 이야기 _4일




해가 쨍쨍.


민소매를 입어도 더웠을만큼 날씨가 좋았던 날.


꽤 오랜 기간 영국에 머무르고 있던 옆침대 언니 말로는 자기가 영국에 도착한 이래로 가장 좋은 날이라고 했다.


그렇게 영국 마지막 날 가까스로 거렁뱅이 같은 옷을 입지 않아도 됐다.



이쯤에서 해결해야 하는 나의 바보짓.


파운드 환전을 해갔음에도 불구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전부 카드로 긁어버려 파운드가 많이 남아 버렸다..


유로도 아니니 남겨봤자 의미 없고 괜히 먹는 데다 써버리거나 하긴 싫어서


뮤지컬이나 하나 더 보자고 마음을 정했다.


-


아침 일찍 일어나 레스트 스퀘어로 갔다. 


TKTS는 원래 10시에 오픈이지만 일요일은 11시에 오픈이었다.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표도 많이 없었다.


팬텀 오브 오페라나 레미제라블을 보고 싶었는데 표가 없거나 많이 비쌌던 것 같다.


뭘 볼까 고민하다가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자 동생을 만났다.


볼 거 없으면 같이 마이클잭슨 스릴러 같이 보자고 영업해서 함께 표를 끊었다. 


극장 앞에서 시간 맞춰 만나기로 약속을 정한 뒤,


나는 코벤트 가든으로 향했다.







코벤트 가든으로 가는 길이 정말 예뻤다. 


날이 좋아서인지 사진도 쨍쨍하니 예쁘게 찍혔다.


코벤트 가든 도착했을 때가 낮 12시 정도였는데 팔이 뜨거울 정도였다.















저 모자가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다.


굳이 이름을 붙여보자면 불타는 오렌지족, 같은 느낌이랄까..







마켓이 있길래 구경을 좀 했다.


직접 만든 물건을 내다 파는지 어쨌는지, 사진 찍으려 하니까 찍지 말라고 했다.














우왕


하나도 안 신기해..



















눕혀 놓은 느낌이 더 좋아서 그냥 눕혀 보았다.










#RISK EVERYTHING









대영 박물관에 도착했다.


민박 언니들이랑 테이트 모던에서 만날 약속을 해놔서 마음이 급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미라는 보고 가야지,


하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미이라를 찾자 미라를 찾자










미라다!!!!!!!!!!!!!!!!!!!!!!!!!!!!!!!!!!


급 흥분.











우오오..










그렇게 나와서는 세인트 폴 대성당을 찾았다. 


네비가 되니까 편하고 좋았다.







가는 길에 사 먹은 맥도날드.


여행 내내 아이스 커피를 먹지 못해 힘들었다.


더워 죽겠는데 커피는 마시고 싶고, 


그런데 아이스는 없고.. 미칠 지경.


왜 아이스로 안 먹는 거지. 


맛잇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쨌든 콜라를 커피로 바꿔서 먹었다.


뭔가 특별한 메뉴인 것 같아서 시켜봤는데


다른 맥도날드 메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이었다.

















세인트 폴 대상당은 거대했다. 


보고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던 것 같다.


옆 계단에 앉아서 계속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 



감탄을 자아내는 거대한 건축물을 마주하고 앉아 그걸 지었을 사람들을 떠올렸다.


왕과 귀족들의 명령대로 끙끙대고 저 멋진 건물을 쌓아 올렸을 사람들.


그 공로를 인정받지도 못하고 아무 기록도 남기지 못한 수많은 손들.


만약 지금 저런 교회 건축물을 짓겠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반대할까. 


마치 고갱의 작품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후대의 사람들에게 이만큼의 감탄을 자아낸다는 게 참 아이러니했다.















그렇게 앉아서 쉬다가


약속장소인 테이트 모던으로 가기 위해 밀레니엄 브릿지로 향했다.







나는 아무래도 다리 공포증? 다리 울렁증이 있나보다.


다리를 건너는데 무섭고 아무래도 계속 떨어질 것만 같아서 벌벌 떨었다.










쟤가..


범블비?








테이트 모던에 도착.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내보니 언니들을 아직 도착 전이라고 했다.


나 먼저 1층을 구경했다.










와, 정말 별 천지.


수업시간에 배웠던 유명한 현대작가의 작품들이 다 있었다.


피카소 자코메티 달리 만 레이 빌 비올라 요제프 보이스 ..


리움에서 봤던 칼더의 모빌도 있었다.









조금 있다가 언니들이 왔다. 1층에서 만나 같이 다시 구경했다.










그렇게 3,4,5층을 다 보고 내려와 기념품 샵에 들렀다.


또 뽐뿌가 돋았다.


엄청 예쁜 가방과 노트북 케이스가..


사지는 못했다.
















나와서 템즈강이 보이는 잔디에서 쯔쯔가무시를 무시하고 앉아 얘기하고 놀았다.


입에는 담배를 물고 책을 읽는 남정네들이 많았다.


옆에는 빈 맥주병 두 개가 놓여있었다.



간지가 퐁퐁 풍겼다.








언니들이랑 사진도 좀 찍고 나서 런던 브릿지쪽으로 갔다. 


역을 찾아야했기 때문.


하지만 실패하고 다리를 건너 Bank 역으로 갔다.












그리고 동생과 약속한 장소인 극장 앞에 도착했다.


동생은 나보다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표를 받아 들어갔다.


둘어가서는 바에서 4파운드 짜리 기네스 한 캔을 나눠 먹었다.






그 동생은 부산에서 왔다고 했다. 


속초가 고향인 언니도 만나고, 나중에는 대구에서 온 동생도 만나고.


참 여러 군데의 사람들을 만나고 왔다.



좌석은 1층 2번째 줄이었다.


공연 전에 세이프티 커튼 사진 찍는데 직원이 그것도 못 찍게 했다.


근데 이미 찍은 뒤였다.


-


공연은 나름 재밌었다.


딱히 줄거리는 없고 그냥 마이클 잭슨 헌정 공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 느낌이 아니라 그냥 그런 거잖아..)



여자들이 다 헐벗고 나와서 기분이 언짢았는데


남자들도 다 헐벗고 나와서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맨 처음에 잭슨 파이브 시절 마이클을 연기할 어린 흑인 아이가 나와


노래 몇곡을 부르고 들어간다. 귀요미.


그 다음부터는 남자 셋 여자 한 명이서 번갈아가며 부른다.



신났다.


오래 걸어다녀 피곤했는데도 흥겹게 놀았다.


덩치가 어마어마한 옆자리 아저씨도 엄청 흥겹게 들썩들썩 하셨다.





그리고 나와서는 동생이 전날 갔다는 펍에 함께 갔다.


그런데 일요일에는 10시까지만 한다고 해서 어니언링을 못 먹고 맥주만 드링킹 드링킹 하고 나왔다.


에일 맥주 맛 없음 


난 못먹겠다.. 다 버렸다.






그렇게 민박으로 와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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