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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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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함 xx ... 요즘 들어 답답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말 한마디, 글 한 줄로만 인식하고 있던 것들을 눈으로 보니 느끼는 바가 많다. 무언가 새롭게 느끼는 바가 있으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점점 답답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나 하찮고 작은 내가 누군가의 삶을 좀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뭔지, 또 그게 가능하기나 한지, 가능하다 해도 그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 여러가지 생각들이 지하철을 오르내리는 중에 떠올랐다 사라진다. 닥터후를 보면서도 작은 대사 하나, 예를 들어 "그럼 그 옷은 누가 만들었는데?" 같은 말에 움찔 하며 또 공상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어제는 정말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얼떨떨하고 신났던 것 같다. 예상치 못했던 구경을 하고, 예상치 못했던 선물을 받고, 예상했듯 좋은 얘기도 많이 들었다. 여의도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눈이 또 보슬보슬 내렸었다. 창밖으로 하늘하늘 날리는 게 참 또 낭만적이었다. 아 또 오늘 같은 날 눈이 내리는고만 하고. 그런데 웃긴게.. 그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눈이 또 회오리를 동반하여 폭풍이 되었다. 버스 창이 부서져라 쳐대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눈이 덩어리로 내리고 있었다. 산수도인 운세가 맞는 걸까. 어제는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히히후후
어제 겪은 일 난데없이 생리가 터졌다. 며칠 전부터 배가 꽁냥대는 것 같아 예상하고 있었기에 특별히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엉덩이에 핏자국을 남긴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지하철에 서있지 않을 수 있게 집에서 터져준 자궁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생리 때가 되면 아랫배 부분이 묵직한 게 별로 움직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옷을 갈아입자마자 스물스물, 침대로 기어 들어가 핸드폰을 한 손으로 높게 쳐들고 드라마를 봤다. 두 편을 연달아 보고 나니 좀 졸렸다. 게다가 지난 화요일과 수요일, 같잖은 자소서를 쓴답시고 봉사에 빠진터라 이번 토요일만은 지각하지 말아야 했다. 조용히 일어나 불을 끄고, 침대로 뛰어들었는데 느낌이 쎄했다. 배는 묵직하고 머리는 가벼웠다. 그리고 그 요상한 느낌이 바로 어제 나의 잠을 망쳐버린 미친듯한 생리..
땡땡이는 늘 옳다 어제 우연히 사이버캠퍼스에 들어갔다가 과제 2를 봤다. 국제단편영화제의 영화를 보고 글을 써내는 과제였다. 미쳤다. 저녁 5시에 다음날 오후 1시에 마지막 영화를 상영하는 과제를 발견한 것이다.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하는 수 없이 뒷 수업을 쨌다. 2시부터 시작하는 음운론은 나없이 진행될 것이다. 그래서 방금 전 나는, 평소와는 다르게 화요일 오후 12시 후문에서 버스를 탔다. 항상 지도는 어렵다. 지도가 어려워서 혹시 길을 잃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내려보니 아는 곳이었다. 씨네큐브도 와 본 곳이었다. 작년에 음악모임에서 영화보러 왔었다. 그런데 무슨 영화를 봤는지가 당췌 기억이 안 난다. 그 때 아마 케빈에 대하여에 대해 '오 이거 봐야지'나 '이거 봤는데 블라블라' 따위를 말하고.... 말하고...
2012. 4. 12 두려움 없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지할 줄 아는 사람들이 좋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 힘들고 아픈 사람, 동물,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이 있는 사람들이 좋다.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이 것이 옳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보다 '옳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사람들이 좋다. 마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마음을 울릴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 멋지다. 지닌 정보의 양, 지식의 깊이가 현명함과 바름의 정도와 비례하지는 않는다. 전자에는 놀랄 수는 있어도 존경할 수 없는 반면에 후자는 존경할 수 있다.
2012.4.13 진심(眞心) [명사] 1.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 최근 진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는데 항상 진심에는 많은 대가가 뒤따르는 것 같다. 진심을 다해 바랐다 실패한 뒤 얻게 되는 쓰라림의 대가, 진심을 다해 믿고 사랑했다 겪게 되는 배신감의 대가. 이런 걸 겪다 보면 자꾸 귀를 닫고 눈을 감고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의 진심만을 마음에 담고 싶어지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로 인해 남을 후회 때문이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내 인생의 발자국에 후회의 찌꺼기가 묻어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2. 5. 2 '수원 20대 여성 신고 전화에 '끊어버리자' 지시..' '악마 에쿠스'보다 더한 '악마 비스토' 출현에 네티즌 '경악' 대전 여고생 자살 '왕따+교사 무관심, 자살로 내몰았다' 주장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 발단은 15세 남·녀 고등학생과의 '삼각관계'? 부산 실종여대생 시신발견, 잇따른 실종·사망 소식에 두려운 밤길 시흥 살인사건…용의자는 숨진 여성 남편 '충격' 사회가 병들어가고 있다. 요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 헤드라인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 머리까지 이상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건 어째 놀라움, 두려움, 충격, 경악의 연속. 싱그러워야 할 청소년들이 왜 하루가 멀다 하고 송곳처럼 치솟은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로 뛰어내리고 친구들을 때려 죽이는 걸까. 대체 왜 왜 술병을 ..
식빵 나는 식빵이 좋다. 구워 먹지 않을 때는 부드러운 그 느낌이 좋고 구워 먹으면 약간 까슬한 느낌이 좋다. 뭐 요새는 버터 대신 버터향 첨가제를 넣고 설탕도 엄청 들어간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의 감각은 매우 단순하기에 나한테는 담백하고 진실돼 보인다. 이전에는 잼을 발라 먹는 게 너무 좋았는데 요새는 우유를 찍어 먹는다. 냠냠 좀 이상한가? 오늘 지하철에서 그 생각을 하다 보니 식빵 같은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과연 식빵같은 사람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듯. 나는 좀 더 '잼'스럽다. 식빵처럼 잼, 버터, 치즈의 다른 모든 화려한 것들을 넓게 감싸안으며 모두와 어울릴 수 있는 깜냥을 지니지도 못했고, 한없이 날뛰는데 마치 이것이 마냥 잘하는 일인양 착각하기. 그리고 뭔가 농도가 짙은 꾸준히 계속..
2012. 9.27 그 때. 누구나 '그 때'라고 발음할 수밖에 없는 정말 딱딱한 이 음절짜리 말소리지만 세상에는 70억 인구 만큼의 말랑말랑한 '그 때'가 존재한다. '그 때'라는 말을 듣자마자 동시에 떠오르는 '그 때'의 순간들. 전세계 사람들의 '그 때'를 모두 이어보면 어렴풋한 '그 때'의 역사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정확히 같은 '그 때'는 아예 존재할 수 조차 없지만 비슷한 순간을 함께 '그 때'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 서로에게 굉장히 의미있는 존재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사람에 대한 생각 멋진 사람들은, 그 주변의 사람과 장소와 모든 사물까지도 자기화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진짜로 멋진 사람들은 하나만 멋진 게 아니라 모든 게 멋지다. 좋은 곳에 간다거나 또 근사한 걸 한다고 그 사람이 멋있지는 않은데, 멋진 사람이 가는 곳은 모두 멋진 장소가 되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