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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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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3.13 오늘 단상 이번주부터 센터에 다시 나가기로 했다. 어차피 주말 알바와 스터디를 제외하면 완전 백수에 다름없는데다 원래 인턴 끝나면 다시 하기로 했던 터라 지난주에 연락을 드렸고 가는 날은 매주 목요일로 정했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러 가는 곳이지만 나도 느끼고 배우는 게 참 많다. 특히 오늘은 다문화 선생님이 와서 키르기스탄에 대한 얘기와 간단한 인사말, 보름달에 관한 전래동화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완전 내가 제일 집중해서 들었다! 보름달에 얽힌 동화는 어느 나라에나 있는데 우리나라, 일본, 중국은 전부 달에 토끼가 산다고 믿지만 카자흐스탄이나 파키스탄, 키르기스탄에서는 달에 양 손에 물 양동이를 든 여자아이가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동화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부모님을 잃고 가진 거라곤 오직 낙타와 양밖에 없는 ..
과거에 대한 생각이라면 나는 부서지며 자라왔다. 이게 나의 운명이자 숙명인지는 몰라도 항상 안정을 찾으려고 한다거나, 이제야 이 삶에 좀 익숙해지겠네 하는 순간에 여지없이 나는 부서졌다. 내가 사람을 믿고 밝게 살 때 가장 큰 결절점이 왔고 가장 크게 무너졌다. 다시 일어났을 때의 나는 조각조각 기워져 있었고 예전의 나와는 반대로, 정반대로 걸어갔다. 이후에도 그런 일들은 계속됐다. 누군가를 믿으려고 하는 순간에 믿음이 깨졌고,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 거다, 단정짓는 순간에 나는 어김없이 부서졌다. 그렇게 무너져내릴 때마다 힘들었지만 오히려 그 때 나 자신을 다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울한 순간엔 '그래 어디 끝까지 가 봐라' 하는 식으로 마음을 내려놓으면 편하다. 뭐 사람이 다 그렇듯 그런 일들도 겪으면 겪을수록 익..
2014년 아마 첫 일기 2014년이 되고 한 번도 글을 못 남겼다. 일단 쓸모없는 다이어리가 두 개나 생겨 거기에 뭔갈 쓰는 시간이 늘어난데다 할일없이 뒹굴대던 잉여인간에서 월화수목금토일 모두 움직이는 부지런쟁이가 된 탓일 것이다. 내 태어나 몇 번 경험한 적 없는 11시 취침을 꽤 하고 있다. 웬만해선 12시에 잠자리에 들거나 늦어도 12시 반이면 침대로 간다. 아침에는 친구와 신문. 독서 스터디를 하고 평일 4시간만 하는 고마운 인턴자리를 구해 오후에는 가서 일을 한다. (하라는 일은 제대로 못 하고 잘 하는 거라곤 간식 먹어대는 일 뿐이지만은) 저녁은 보통 자유시간으로 남겨지지만 졸려서 말했듯 11시나 12시에는 잠에 든다. 주말에는 고맙게도 담배 냄새 빼고는 비교적 편안한 알바 자리를 구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난 ..
속상하다. 교육 기부 장학금 끝나고 처음으로 센터에 나갔다. 어제 홍이 생일 축하 겸 송년회로 새벽 4시까지 노는 바람에 아침 9시까지 일어나 씻고 가기가 굉장히 귀찮기도 했지만 시험을 핑계로 2주 동안이나 못 본 애들을 본다니 설레는 마음이 더 컸었다. 뛰어댕기는 애들 잡아가며 문제 풀리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아, 그래도 내 시간 집에서 빈둥대며 버리는 것보단 여기서 이렇게 지내는 게 훨씬 좋구나 할 정도로 즐거웠다. 처음에는. 한 아이가 공부를 시작하고 나니 말을 안 듣기 시작했다. 같이 수수께끼 놀이를 할 때까지만 해도 좀 격하기는 해도 말 잘 듣는 2학년 짜리 체구작은 아이었는데 공부를 좀 시키려고 하니 답을 전부 찍어버리고 틀리면 반대 부등호로 다시 찍으면 되지 않겠냐고 우겨댔다. 풀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들뢰즈 시험을 마쳤다. 뭐 아마 점수는 거지같이 뜨겠지마는, 그래도 일단 마지막 시험을 마쳤다. 후련하다. 후련한가? 후련한 듯도 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진다. 이제는 정말 빼도박도 못 하는 것이다. 수업을 엄청 많이 안들은 관계로 어제 따로 공부하며 영상도 보고 책도 뒤져보고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물론 다 이해가 됐다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흥미로운 부분이 생겨서 좀 신도 났었다. 뭔가 뇌의 안쓰는 부분을 굴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데리다 보다는 쉬운 것 같다 적어도. 어쨌든 그런 기세로 새벽 5시 까지 봤으나 눈이 감겨와 진도를 전부 훑지 못하고, 그냥 자버렸다. 아침 지하철에서 프린트 읽으려고 했었지만 자리에 앉게 된 관계로 졸려서 fail.. 뭐 어쨌든 그렇게 시험을 봤다. 그리고 시간이미지 어쩌구 운동이..
새기고 싶은 말 나라면, 나로서 살아야 한다. 남의 눈에 비친 나로 살지 말자. 어디서 나온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 공간을 떠다니던 이 사진을 보곤 끄덕끄덕.
오늘 하루 이야기 오전에 언론사 시험을 봤는데, 미쳤는지 오픈북 시험에 책을 안 가져갔다. 다른 학교에서 애써 빌려다 놓고, 또 수업은 하나도 안 들어갔으나 시험이라도 제대로 볼 요량으로 어제 책까지 재미있게 다 읽었는데. 공지 하나를 기억해내지 못하고 집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학교에 갔다. 시험 치기 전에 다들 책을 갖고 있길래, '와 다들 책을 사거나 빌리거나 했나보네. 사기엔 꽤 비싸고 우리 도서관에선 빌릴 수도 없었을 텐데 대단하다' 따위의 잡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앞에 보이는 교수님의 시험문제 파일제목. '언론사 오픈북 시험문제''언론사 오픈북 시험문제''언론사 오픈북 시험문제' 잠시 멘붕이 와서 어버버 하다가, 그나마도 다행이게 챙겨온 정리 A4들을 보며 전략을 짰다. 어제 공부하며 상식 차원에서도 알아둘..
으으 우리나라엔 교양도 생각도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파업가지고 쌍욕하고 난리치는 지하철 맞은편인가 어딘가에 앉은 아줌마 때문에 아침부터 기분 .... 똥맞았네 시험 망하겠다 답답 고작 10분가지고 저러고 싶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문학 쪽은 너무 이상하다 방금 과제를 까였다. 나중에 지각체크를 하러 앞에 나가서 교수님께 갔는데 내가 오기 전에 내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셨다고 했다. 부정적인 쪽으로. 내 논리성과 당대 속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짐을 여러번 강조하시며 내 '틀림'을 탓하셨는데, 좀처럼 이해가 되질 않았다.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타는 것을 보았다'라는 부분을 나는 사슴이 장대에 올라있는 모습은 불안한 느낌을 연상시키고 해금의 음색 또한 구슬프고 서글퍼 아마 불안한 상황에 있는 화자 자신을 나타내는 것일 거다, 라고 해석에 썼었던 것 같은데, 그 부분도 아예 말이 안 된다고 하셨다. 부엌이라든지, 뒤에 하나의 이야기처럼 나열한 부분도 '아마 되게 신나서 썼던 것 같은데~' 라며 아예 관점 자체가 틀렸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근데 맞긴 맞다 ..
나는 표지를 믿는가? 나는 신의 표지를 믿는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스스로 범신론자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치만 어렸을 적 7년 정도 교회에 나갔고, 급하거나 절박한 상황에 찾는 건 하나님이다. 하나님 아버지, 제발, 하면서 기도가 시작하니까 그렇게 보자면 기독교 신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나는 교회에 나가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한국의 대형 교회를 비판하니까 또 그들의 입장에서 기독교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또 나는 가톨릭의 시스템과 그 상대적인 깨끗함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언젠가는 성당에 다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불교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윤리 시간에 배운 짧은 지식이지마는 그들이 이야기 하는 공空사상이라든지, 여러 개념에 대해서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사주도 어느정도 믿고, 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