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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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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하다. 교육 기부 장학금 끝나고 처음으로 센터에 나갔다. 어제 홍이 생일 축하 겸 송년회로 새벽 4시까지 노는 바람에 아침 9시까지 일어나 씻고 가기가 굉장히 귀찮기도 했지만 시험을 핑계로 2주 동안이나 못 본 애들을 본다니 설레는 마음이 더 컸었다. 뛰어댕기는 애들 잡아가며 문제 풀리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아, 그래도 내 시간 집에서 빈둥대며 버리는 것보단 여기서 이렇게 지내는 게 훨씬 좋구나 할 정도로 즐거웠다. 처음에는. 한 아이가 공부를 시작하고 나니 말을 안 듣기 시작했다. 같이 수수께끼 놀이를 할 때까지만 해도 좀 격하기는 해도 말 잘 듣는 2학년 짜리 체구작은 아이었는데 공부를 좀 시키려고 하니 답을 전부 찍어버리고 틀리면 반대 부등호로 다시 찍으면 되지 않겠냐고 우겨댔다. 풀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들뢰즈 시험을 마쳤다. 뭐 아마 점수는 거지같이 뜨겠지마는, 그래도 일단 마지막 시험을 마쳤다. 후련하다. 후련한가? 후련한 듯도 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진다. 이제는 정말 빼도박도 못 하는 것이다. 수업을 엄청 많이 안들은 관계로 어제 따로 공부하며 영상도 보고 책도 뒤져보고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물론 다 이해가 됐다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흥미로운 부분이 생겨서 좀 신도 났었다. 뭔가 뇌의 안쓰는 부분을 굴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데리다 보다는 쉬운 것 같다 적어도. 어쨌든 그런 기세로 새벽 5시 까지 봤으나 눈이 감겨와 진도를 전부 훑지 못하고, 그냥 자버렸다. 아침 지하철에서 프린트 읽으려고 했었지만 자리에 앉게 된 관계로 졸려서 fail.. 뭐 어쨌든 그렇게 시험을 봤다. 그리고 시간이미지 어쩌구 운동이..
새기고 싶은 말 나라면, 나로서 살아야 한다. 남의 눈에 비친 나로 살지 말자. 어디서 나온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 공간을 떠다니던 이 사진을 보곤 끄덕끄덕.
오늘 하루 이야기 오전에 언론사 시험을 봤는데, 미쳤는지 오픈북 시험에 책을 안 가져갔다. 다른 학교에서 애써 빌려다 놓고, 또 수업은 하나도 안 들어갔으나 시험이라도 제대로 볼 요량으로 어제 책까지 재미있게 다 읽었는데. 공지 하나를 기억해내지 못하고 집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학교에 갔다. 시험 치기 전에 다들 책을 갖고 있길래, '와 다들 책을 사거나 빌리거나 했나보네. 사기엔 꽤 비싸고 우리 도서관에선 빌릴 수도 없었을 텐데 대단하다' 따위의 잡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앞에 보이는 교수님의 시험문제 파일제목. '언론사 오픈북 시험문제''언론사 오픈북 시험문제''언론사 오픈북 시험문제' 잠시 멘붕이 와서 어버버 하다가, 그나마도 다행이게 챙겨온 정리 A4들을 보며 전략을 짰다. 어제 공부하며 상식 차원에서도 알아둘..
고전문학 쪽은 너무 이상하다 방금 과제를 까였다. 나중에 지각체크를 하러 앞에 나가서 교수님께 갔는데 내가 오기 전에 내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셨다고 했다. 부정적인 쪽으로. 내 논리성과 당대 속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짐을 여러번 강조하시며 내 '틀림'을 탓하셨는데, 좀처럼 이해가 되질 않았다.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타는 것을 보았다'라는 부분을 나는 사슴이 장대에 올라있는 모습은 불안한 느낌을 연상시키고 해금의 음색 또한 구슬프고 서글퍼 아마 불안한 상황에 있는 화자 자신을 나타내는 것일 거다, 라고 해석에 썼었던 것 같은데, 그 부분도 아예 말이 안 된다고 하셨다. 부엌이라든지, 뒤에 하나의 이야기처럼 나열한 부분도 '아마 되게 신나서 썼던 것 같은데~' 라며 아예 관점 자체가 틀렸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근데 맞긴 맞다 ..
나는 표지를 믿는가? 나는 신의 표지를 믿는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스스로 범신론자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치만 어렸을 적 7년 정도 교회에 나갔고, 급하거나 절박한 상황에 찾는 건 하나님이다. 하나님 아버지, 제발, 하면서 기도가 시작하니까 그렇게 보자면 기독교 신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나는 교회에 나가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한국의 대형 교회를 비판하니까 또 그들의 입장에서 기독교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또 나는 가톨릭의 시스템과 그 상대적인 깨끗함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언젠가는 성당에 다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불교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윤리 시간에 배운 짧은 지식이지마는 그들이 이야기 하는 공空사상이라든지, 여러 개념에 대해서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사주도 어느정도 믿고, 타로..
답답함 xx ... 요즘 들어 답답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말 한마디, 글 한 줄로만 인식하고 있던 것들을 눈으로 보니 느끼는 바가 많다. 무언가 새롭게 느끼는 바가 있으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점점 답답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나 하찮고 작은 내가 누군가의 삶을 좀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뭔지, 또 그게 가능하기나 한지, 가능하다 해도 그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 여러가지 생각들이 지하철을 오르내리는 중에 떠올랐다 사라진다. 닥터후를 보면서도 작은 대사 하나, 예를 들어 "그럼 그 옷은 누가 만들었는데?" 같은 말에 움찔 하며 또 공상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어제는 정말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얼떨떨하고 신났던 것 같다. 예상치 못했던 구경을 하고, 예상치 못했던 선물을 받고, 예상했듯 좋은 얘기도 많이 들었다. 여의도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눈이 또 보슬보슬 내렸었다. 창밖으로 하늘하늘 날리는 게 참 또 낭만적이었다. 아 또 오늘 같은 날 눈이 내리는고만 하고. 그런데 웃긴게.. 그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눈이 또 회오리를 동반하여 폭풍이 되었다. 버스 창이 부서져라 쳐대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눈이 덩어리로 내리고 있었다. 산수도인 운세가 맞는 걸까. 어제는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히히후후
어제 겪은 일 난데없이 생리가 터졌다. 며칠 전부터 배가 꽁냥대는 것 같아 예상하고 있었기에 특별히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엉덩이에 핏자국을 남긴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지하철에 서있지 않을 수 있게 집에서 터져준 자궁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생리 때가 되면 아랫배 부분이 묵직한 게 별로 움직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옷을 갈아입자마자 스물스물, 침대로 기어 들어가 핸드폰을 한 손으로 높게 쳐들고 드라마를 봤다. 두 편을 연달아 보고 나니 좀 졸렸다. 게다가 지난 화요일과 수요일, 같잖은 자소서를 쓴답시고 봉사에 빠진터라 이번 토요일만은 지각하지 말아야 했다. 조용히 일어나 불을 끄고, 침대로 뛰어들었는데 느낌이 쎄했다. 배는 묵직하고 머리는 가벼웠다. 그리고 그 요상한 느낌이 바로 어제 나의 잠을 망쳐버린 미친듯한 생리..
땡땡이는 늘 옳다 어제 우연히 사이버캠퍼스에 들어갔다가 과제 2를 봤다. 국제단편영화제의 영화를 보고 글을 써내는 과제였다. 미쳤다. 저녁 5시에 다음날 오후 1시에 마지막 영화를 상영하는 과제를 발견한 것이다.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하는 수 없이 뒷 수업을 쨌다. 2시부터 시작하는 음운론은 나없이 진행될 것이다. 그래서 방금 전 나는, 평소와는 다르게 화요일 오후 12시 후문에서 버스를 탔다. 항상 지도는 어렵다. 지도가 어려워서 혹시 길을 잃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내려보니 아는 곳이었다. 씨네큐브도 와 본 곳이었다. 작년에 음악모임에서 영화보러 왔었다. 그런데 무슨 영화를 봤는지가 당췌 기억이 안 난다. 그 때 아마 케빈에 대하여에 대해 '오 이거 봐야지'나 '이거 봤는데 블라블라' 따위를 말하고.... 말하고...